"문준용 의혹 거론 의도가 뭐냐"…홍영표, 이재명에 강한 불쾌감

민주당, 자진 탈당 요구 이어져
이재명 지사 "탈당은 없다" 고수
이재명 경기지사가 ‘혜경궁 김씨’ 사건과 관련해 문재인 대통령 아들 준용씨의 ‘취업 특혜’를 거론한 데 대해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의도가 뭔지 모르겠다”며 불쾌감을 나타냈다. 준용씨에 대한 ‘취업 특혜’ 의혹은 거짓으로 입증됐는데 긁어부스럼을 낼 이유가 없다는 취지다.

홍 원내대표는 26일 최고위원회가 끝난 뒤 “그 일은 2012년 처음 제기되고 5년간 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이 우려먹은 소재다. 결과적으로 아무런 문제가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고 강조했다.당내에선 ‘친문(친문재인)’ 주류와 비주류 모두 이 지사의 행보에 불만을 품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중진 의원은 “이 지사가 오히려 일을 키우는 모습”이라며 “이 지사의 행동을 이해할 수 없고, 당내 공감대도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철희 민주당 의원도 지난 25일 “이 지사가 ‘친문·비문’ 갈등의 프레임을 쓰는 것 같다”며 “지금쯤이면 자진 탈당하는 게 맞는다고 본다”고 비판했다.

당 내외에선 이 지사에 대한 탈당 요구가 이어지고 있다. 이해찬 대표가 23일 기자간담회에서 “이 지사 문제는 정무적으로 판단할 단계가 아니다”고 선을 그었지만 당 지지율 하락 등 악재가 겹치면서 의원들의 불만이 폭발한 것이다.

이 지사는 그러나 “탈당은 없다”는 뜻을 재차 밝혔다. 이 지사 측근인 김용 경기도 대변인은 이날 “일부 탈당 요구에도 불구하고 문재인 정부의 성공을 위해 열심히 선봉에서 일할 수 있도록 응원해 주는 의견도 많다”고 말했다. 민주당 내에서 탈당 얘기가 나오는 것과 관련해서도 “최근에 이 지사가 ‘죽으나 사나 민주당원이고 절대 탈당하는 일도, 정부에 누가 되는 일도 하지 않겠다’고 했다”며 선을 그었다.

배정철 기자 bj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