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자영업 위기, 카드수수료 인하 아닌 근본 해법 내놔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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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세 자영업자들을 돕겠다”며 문재인 정부가 일곱 번째 신용카드 수수료 인하 대책을 발표했다. 1%대의 낮은 수수료율을 적용받는 우대가맹점 기준을 연매출 ‘5억원 이하’에서 ‘30억원 이하’로 확대하는 내용이 핵심이다. 자영업자 24만여 명이 한 해 동안 총 8000억원가량 수수료를 절감할 수 있을 것이란 게 금융위원회 분석이다. 8대 카드회사의 올해 순이익(1조6500억원 추정)의 절반에 달하는 규모다.
문재인 대통령이 “수수료 부담 완화방안을 마련하라”고 금융위원회에 주문하면서 ‘우대 가맹점’ 상한이 당초 논의되던 연매출 ‘10억원’에서 ‘30억원’으로 높아졌다는 후문이다. 그 결과 전체의 93%가 우대가맹점으로 대우받는 기형적인 시장구조가 탄생했다. 선진국에선 카드사와 가맹점 간 자율 협상으로 수수료를 정하는 게 원칙인데 한국에서만 정부 개입이 일상화된 모습이다. ‘영세한 중소신용카드가맹점’을 정부가 정하고, 우대수수료 적용을 강제하는 여신금융전문업법이 개정된 2012년 이후부터 더 뚜렷해진 현상이다.정부 대책에는 포인트, 할인, 캐시백 등 부가서비스 감축도 포함됐다. 카드회사들의 경영 건전화를 유도하겠다는 게 금융위 설명이다. 하지만 무이자할부 등이 줄면 피해는 소비자, 특히 서민들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 시장참여자 간 활발한 경쟁이 더 좋은 서비스와 상품을 등장시키고, 이는 내수활성화로 이어진다는 점을 간과해선 안 될 것이다.
최저임금 대폭 인상 등 ‘소득주도성장 정책’을 밀어붙이더니 그 실패의 책임을 카드업계에 전가한다는 지적도 새겨들어야 한다. 이대로라면 카드사들은 구조조정이 불가피하고, 소형사 중심으로 2~3년 뒤에는 대거 적자를 면치 못할 것이라는 진단이 벌써부터 나온다.
이번 대책이 ‘제살 깎아먹기’식의 악순환에 빠진 자영업을 더욱 막다른 곳으로 몰아넣을 수도 있다. 25.4%(2017년 기준)에 달하는 한국의 높은 자영업자 비율을 감안할 때 좋은 일자리를 만들어 자영업 난립을 방지하는 것이 진짜 필요한 대책이다. 그러자면 고용유연성부터 높여 나가야 한다. 주요 선진국이 다 허용하는 근로자 파견만 허용해도 장년층 일자리 9만 개가 생긴다는 분석도 나와 있다. 자영업자들이 간절히 원하는 최저임금 업종별·지역별 차등적용 등의 규제완화도 전향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문재인 대통령이 “수수료 부담 완화방안을 마련하라”고 금융위원회에 주문하면서 ‘우대 가맹점’ 상한이 당초 논의되던 연매출 ‘10억원’에서 ‘30억원’으로 높아졌다는 후문이다. 그 결과 전체의 93%가 우대가맹점으로 대우받는 기형적인 시장구조가 탄생했다. 선진국에선 카드사와 가맹점 간 자율 협상으로 수수료를 정하는 게 원칙인데 한국에서만 정부 개입이 일상화된 모습이다. ‘영세한 중소신용카드가맹점’을 정부가 정하고, 우대수수료 적용을 강제하는 여신금융전문업법이 개정된 2012년 이후부터 더 뚜렷해진 현상이다.정부 대책에는 포인트, 할인, 캐시백 등 부가서비스 감축도 포함됐다. 카드회사들의 경영 건전화를 유도하겠다는 게 금융위 설명이다. 하지만 무이자할부 등이 줄면 피해는 소비자, 특히 서민들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 시장참여자 간 활발한 경쟁이 더 좋은 서비스와 상품을 등장시키고, 이는 내수활성화로 이어진다는 점을 간과해선 안 될 것이다.
최저임금 대폭 인상 등 ‘소득주도성장 정책’을 밀어붙이더니 그 실패의 책임을 카드업계에 전가한다는 지적도 새겨들어야 한다. 이대로라면 카드사들은 구조조정이 불가피하고, 소형사 중심으로 2~3년 뒤에는 대거 적자를 면치 못할 것이라는 진단이 벌써부터 나온다.
이번 대책이 ‘제살 깎아먹기’식의 악순환에 빠진 자영업을 더욱 막다른 곳으로 몰아넣을 수도 있다. 25.4%(2017년 기준)에 달하는 한국의 높은 자영업자 비율을 감안할 때 좋은 일자리를 만들어 자영업 난립을 방지하는 것이 진짜 필요한 대책이다. 그러자면 고용유연성부터 높여 나가야 한다. 주요 선진국이 다 허용하는 근로자 파견만 허용해도 장년층 일자리 9만 개가 생긴다는 분석도 나와 있다. 자영업자들이 간절히 원하는 최저임금 업종별·지역별 차등적용 등의 규제완화도 전향적으로 검토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