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독자개발 신약, 국내 첫 美FDA 허가 신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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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바이오팜, 기술수출 대신 미국 직접 공략SK가 독자 개발한 뇌전증 신약이 세계 최대 제약 시장인 미국에 도전장을 냈다. 그룹 지주사인 SK(주)의 자회사 SK바이오팜은 26일 뇌전증 신약 ‘세노바메이트’의 판매 허가 신청서를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제출했다. 국내 기업이 신약후보물질 발굴부터 글로벌 임상시험, FDA 허가까지 직접 수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SK는 원료의약품 생산과 마케팅, 유통까지 맡을 예정이다. 이를 통해 연구, 임상, 생산 및 판매 등 신약 개발 전 과정에 역량을 갖춘 글로벌 종합제약사(FIPCO: Fully Integrated Pharma Company)로 도약한다는 계획이다.세노바메이트는 부분 발작을 보이는 뇌전증 환자를 치료하는 약이다. 지금까지 수많은 약이 개발됐지만 뇌전증은 발병 원인을 알기 어렵고 증상이 다양해 환자의 절반 이상이 치료를 받지 못하고 있다.SK바이오팜이 개발한 세노바메이트는 뇌전증 환자를 대상으로 수행한 두 번의 임상 2상 시험 결과만으로 FDA로부터 신약으로서 효과가 인정된다는 평가를 받았다. 개발 초기부터 글로벌 진출을 목표로 해외에서 임상을 진행하고 FDA와 긴밀하게 협업한 결과다. 임상에는 북미, 유럽, 아시아, 중남미 등에서 2400여 명의 환자가 참여했다.
허가 땐 2020년 상반기 출시
7조원 규모 뇌전증 시장 진출
SK, 제약·바이오 25년 투자
내년부터 본격 결실 맺을 듯
SK바이오팜은 미국 법인인 SK라이프사이언스를 통해 신약 허가를 신청했다. 허가를 받으면 SK바이오팜 자회사인 SK바이오텍이 원료의약품을 생산한다. 제품 출시는 2020년 상반기에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FDA 심사를 거쳐 승인까지 1년 이상이 걸리기 때문이다.
SK바이오팜은 미국을 시작으로 전 세계 7조원 규모의 뇌전증 시장을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SK그룹 관계자는 “미국에서만 연간 1조원 매출이 기대되는 블록버스터급 신약으로 키울 계획”이라고 말했다.SK그룹은 25년간 투자한 제약바이오 사업이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결실을 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1993년 신약 개발을 시작해 중추신경계 질환에 집중해 왔다. 최태원 SK 회장은 2007년 지주회사 체제 전환 이후 신약개발 조직을 지주회사 직속으로 두고 그룹 차원에서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그 결과 SK바이오팜은 국내 최다인 16개 신약후보 물질의 임상시험을 FDA로부터 승인받았다. 작년 12월에는 미국 재즈와 공동 개발한 수면장애 신약 ‘솔리암페톨’의 신약 허가를 FDA에 신청했다. 내년 초 허가를 받고 시판에 들어가면 로열티 수입을 얻는다.
원료의약품 생산 사업에도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 지난해 다국적 제약사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의 아일랜드 공장을 인수한 데 이어 지난 7월 미국 CDMO(위탁개발생산업체) 앰팩을 사들였다. 조정우 SK바이오팜 대표는 “세노바메이트가 성공하면 한국이 글로벌 신약 강국으로 도약하는 획기적 이정표를 세우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