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유엔 인권결의안에 연일 발끈…"관계개선 수포될 수 있어"

美·南당국 싸잡아 비난…선전매체 개인 필명 글로 '수위조절'

북한 매체들이 27일 유엔 북한인권결의안 채택에 참여한 미국과 남한 정부를 향해 "모든 것이 수포가 될 수 있다"며 재차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대남 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는 이날 '비열하고 유치한 정치적 음모의 산물'이라는 제목의 개인 필명 논평에서 유엔 북한인권결의안 채택 관련 "상대방의 존엄과 체제를 부정하고 적대시하는 이러한 망동은 조미(북미) 사이의 관계개선과 신뢰구축에 장애만을 덧쌓게 될 뿐 앞으로의 사태 진전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어 "남조선 당국이 외세와 작당하여 동족의 잔등에 칼을 박는 짓을 한 것은 실로 배신적인 망동이 아닐 수 없다"며 남측 정부도 비난했다.

매체는 "미국과 남조선당국은 모처럼 마련된 조미, 북남관계 개선 국면에서 함부로 경거망동하다가는 모든 것이 수포가 되게 된다는 것을 명심하고 분별 있게 처신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 매체는 다른 글을 통해서도 '공든 탑이 하루아침에 무너진다'는 속담을 언급하며 "남조선 당국은 우리의 아량과 성의에 정면으로 배신하는 그러한 망동이 북남관계개선에 백해무익하며 차후 어떤 파국적인 후과(결과)를 불러오겠는가 하는 데 대해 심사숙고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다른 선전매체인 '메아리'도 이날 "우리 공화국을 극도로 악마화하여 대조선 제재압박을 더욱 강화하고 조미 협상에서 일방적인 양보를 얻어내는 것, 이것이 오늘날 대조선 '인권'소동에 광분하고 있는 미국을 비롯한 불순 적대세력들이 품고 있는 흉심"이라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상대방의 존엄과 체제를 공공연히 부정하고 적대시하는 미국과 그 추종세력들의 망동은 세계의 초점을 모으고 있는 조미 사이의 관계개선과 신뢰구축에 엄중한 장애만을 덧쌓게 될 뿐"이라고 지적했다.지난 15일(현지시간) 유엔 북한인권결의안이 채택된 이후 북한 매체들은 지속해서 이 문제와 관련한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이는 북미 대화가 소강 국면에 접어든 상황에서 북한에 대한 인권문제이 꾸준히 거론되는 데 대해 강한 경계심을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관영 매체가 아닌 선전매체를 통한 개인 필명의 글이라는 점에서 협상의 판을 깨지 않기 위해 '수위조절'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