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장이 농협중앙회장 만난 이유는?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사진)이 27일 이례적으로 농협중앙회장을 비롯한 4개 상호금융업권 회장을 만났다. 금감원장이 농협중앙회장 등 상호금융 회장을 만난 것은 진웅섭 전 금감원장이 2016년 11월말 회동한 이후 2년만이다.

윤 원장은 이날 서울 명동 뱅커스클럽에서 김병원 농협중앙회장을 비롯해 김임권 수협중앙회장, 김윤식 신협중앙회장, 이석형 산림조합중앙회장 등 상호금융업권 회장들을 만나 “상호금융업권이 자영업자를 비롯한 개인사업자 대출을 적극적으로 관리해달라”고 당부했다.윤 원장이 은행장이나 금융지주 회장이 아닌 중앙회장들에게 이같은 요청을 한 것은 최근 은행들의 주택담보대출 규제가 강화되면서 상호금융권을 중심으로 개인사업자대출이 빠르게 늘고 있어서다. 농협은 금융지주 산하에 농협은행도 있지만 중앙회 직속의 단위농협도 있다. 중앙회 직속의 단위농협은 상호금융으로 분류된다. 금융위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으로 개인사업자 대출을 전년대비 증가율을 보면 은행은 10.8%인데 비해 상호금융은 45.7%, 저축은행은 41.3%를 기록했다.

윤 원장은 이 자리에서 “개인사업자 및 법인 대출이 빠르게 증가하면서 관련 연체도 증가하는 추세”라며 “관련 잠재 리스크를 보다 적극적으로 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부동산 경기 악화 가능성을 우려했다. 윤 원장은 “부동산 경기 하락 조짐 등 상호금융기관의 영업환경 악화가 우려되고 있다”며 ”지난 7월부터 도입된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등 여신심사 가이드라인이 원활하게 정착될 수 있도록 관심을 가져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윤 원장은 4대 상호금융 회장들에게 포용적 금융을 주문하기도 했다. 그는 “경쟁 심화, 내수 부진, 영업 노하우 부족 등으로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영세 자영업자를 위해 컨설팅 체계 구축 등 다양한 지원방안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며 “특히, 상호금융기관은 지역 경제 사정에 정통하기에, 자영업자 지원에 주도적인 역할을 하여 주시길 부탁한다“고 강조했다.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