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한컴MDS 투자했던 린드먼…4년 만에 '본전치기'

350억에 매도청구권 행사
주가 2만8495원 웃돈 적 없자
"원금이라도 건지자" 판단한 듯
▶마켓인사이트 11월27일 오후 3시38분

코스닥 상장 벤처캐피털(VC)인 린드먼아시아인베스트먼트가 매도청구권(풋옵션)을 행사해 한글과컴퓨터가 350억원 상당의 한컴MDS(옛 MDS테크) 주식을 사들이게 됐다. 린드먼아시아는 한컴MDS 주식을 4년 넘게 보유했지만 본전에 처분하는 셈이다. 한컴MDS는 임베디드 소프트웨어 개발 및 솔루션을 제공하는 업체다.
27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한글과컴퓨터는 12월7일 한컴MDS 주식 122만8285주를 약 350억원(주당 2만8495원)에 취득할 예정이다. 취득 후 소유 주식 수는 286만4477주, 지분율은 32.45%가 된다.

린드먼아시아는 한글과컴퓨터가 2014년 5월 한컴MDS를 인수할 때 재무적 투자자(FI)로 참여했다. 한글과컴퓨터가 최대주주 지분 15.89%를 직접 인수하고 나머지(14.08%)를 린드먼아시아가 떠안았다. 이때 투자금 회수를 위한 안전장치로 매도청구권을 확보했다. 2017년 5월부터 2019년 5월까지 한글과컴퓨터에 한컴MDS 주식 전부를 원래 산 가격인 350억원에 넘길 수 있는 권리다.린드먼아시아가 행사 기간 만료 6개월을 남겨두고 매도청구권을 행사한 것은 한컴MDS 주가가 힘을 쓰지 못하고 있어서라는 분석이다. 코스닥시장에서 한컴MDS는 이날 전날 대비 100원(0.67%) 상승한 1만5000원에 마감했다. 올 들어 1월25일 2만3200원(1년 최고가)에서 10월30일 1만3950원(1년 최저가)으로 곤두박질한 뒤 1만4000~1만5000원을 오르내리고 있다. 주가가 매도청구권 행사 가격인 2만8495원을 웃돈 적이 올 들어 단 한 차례도 없다. IB업계 관계자는 “투자 단가에 비해 한컴MDS 주가가 반토막 났기 때문에 린드먼아시아는 원금이라도 빨리 챙기는 게 낫다고 생각한 것 같다”고 말했다.

한글과컴퓨터는 계열사 매각 자금 등을 활용해 한컴MDS 지분을 인수한다는 계획이다. 이 회사는 지난달 말 소프트웨어 회사 씽크프리 지분 44.32%를 크레센도에쿼티파트너스에 291억원에 매각하기로 했다. 이 매각 자금에 보유 현금을 더하면 어렵지 않게 지분을 인수할 수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김병근 기자 bk1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