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총장 최종후보에 오세정 명예교수

국회의원직 중도 사퇴하고 출마
'삼수' 만에 선출…물리학부 첫 총장
"이사회 결정 무겁게 받아들여"
오세정 서울대 물리·천문학부 명예교수(65·사진)가 27일 제27대 서울대 총장 최종 후보로 선출됐다.

서울대 이사회는 이날 서울대 호암교수회관에서 이사회 투표를 해 20대 국회의원을 지낸 오 명예교수를 총장 최종 후보로 선출했다. 오 명예교수는 교육부 장관의 제청과 대통령 임명이 완료되면 공식 임기를 시작한다. 이사회는 투표 하루 전인 26일 호암교수회관에서 총장추천위원회(총추위)로부터 추천받은 오 명예교수, 이우일 기계항공공학부 교수(64), 정근식 사회학과 교수(60)를 상대로 개별면접을 했다. 오 명예교수는 총 14표 중 9표를 얻어 당선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선거는 지난 7월 제27대 서울대 총장 최종 후보로 선출된 강대희 의과대학 교수가 성추문과 표절 논란으로 사퇴하면서 이뤄졌다. 총추위는 지난 9일 교직원, 학생, 부설학교 교원 등이 참여한 정책 평가와 총추위 평가를 각 75%와 25% 비율로 합산해 후보 3명을 이사회에 추천했다. 발표 결과 오 명예교수, 이 교수, 정 교수 순으로 1, 2, 3위를 기록했다.

오 명예교수가 취임하면 서울대 물리학부 출신 최초의 총장이 된다. 자연대에서 총장이 나온 것은 1987년 제18대 조완규 전 총장(생물학과) 이후 31년 만이다. 국회의원 출신으로는 제13대 윤천주 전 총장에 이어 두 번째다. 국민의당 소속 비례대표로 제20대 국회에 입성했던 오 명예교수는 국회의원직까지 중도 사퇴하고 총장 선거에 나서 많은 관심을 받았다. 당시 오 명예교수는 “서울대 위상이 흔들리는 등 서울대의 위기를 모른 척 할 수 없었다”고 출마 의사를 밝혔다. 오 명예교수는 2010년과 2014년 서울대 총장 선거에 두 차례 도전했다. 2014년 선거에서는 총추위 평가에서 1위를 차지했지만 이사회 최종 투표에서 2위로 낙선해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오 명예교수는 1975년 서울대 물리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스탠퍼드대에서 물리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1984년부터 서울대 물리학부 교수로 재직했다.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자문위원, 대통령자문정책기획위원회 위원, 한국물리학회 부회장, 전국자연과학대학장협의회 회장, 한국연구재단 이사장을 지냈다. 오 명예교수는 1971년 경기고를 수석으로 졸업한 뒤 서울대 전체 수석으로 물리학과에 입학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오 명예교수는 △서울대 공공성 회복 △학부 교육 혁신 △서울대 법인화 제자리 찾기 △6년 임기의 입시위원회 설치 △서울대 법인화법 개정 추진 등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오 명예교수는 총장 최종 후보로 결정된 뒤 한국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아직 절차가 남아 있어 조심스럽다”며 “이사회 결정을 무겁게 받아들이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장현주 기자 blackse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