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핫한 롱패딩…'가심비 저격' 아이더, '출근길 대세' K2·블랙야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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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로즈 업 - 아웃도어 인기 롱패딩 8종 '전격 해부'올 겨울 패션시장에서도 롱패딩이 대세다. “롱패딩이 겨울 외투 시장을 통일했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가격 대비 보온성이 떨어지는 코트보다는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가 뛰어난 패딩을 선호하는 사람이 늘어난 덕분이다. ‘나이스크랍’ ‘씨’ 등 코트에 주력했던 여성복 브랜드들까지 롱패딩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8종, 올들어 2만장 넘게 팔려…헝가리 구스에 저렴한 가격
아이더 '박보검 패딩'은 5만장
코오롱스포츠 '안타티카롱'…신소재로 보온성 8개 중 1위
보온성은 충전재·필파워 따져야…솜털 비중 80%, 필파워 600 이상
전문가들은 브랜드 외에도 보온성을 결정짓는 소재와 충전재 등을 잘 따져봐야 한다고 조언한다. 한국경제신문은 아웃도어 브랜드에서 올해 2만 장 넘게 팔린 제품의 특징을 비교 분석했다.소재, 충전재, 필파워가 핵심
올해 2만 장 이상 팔린 제품으론 아이더의 스테롤구스, K2의 포디엄 튜브, 블랙야크의 B모션 벤치다운, 코오롱스포츠의 안타티카롱, 휠라의 에이스, 널디의 NY트랙, 디스커버리 익스페디션의 레스터, 노스페이스의 수퍼에어 다운 등 8개를 꼽을 수 있다. 스테롤구스는 올 들어 5만 장 넘게 팔렸다. 헝가리산 구스를 사용했지만 가격을 39만원대로 책정한 것이 인기 요인이다. 발열 소재 안감에 다운의 ‘필파워(fill power)’가 700~750으로 보온성을 높였다.
패딩의 보온성을 결정짓는 핵심은 소재와 충전재다. 겉감과 안감의 소재, 다운의 양과 필파워 등을 복합적으로 따져봐야 한다. 패딩은 거위나 오리의 깃털과 솜털로 충전재를 사용한다. 구스다운이 덕다운보다 가볍고 따뜻하다. 또 솜털 비중 80% 이상은 최고급 제품으로 분류된다. 깃털이 많을수록 무겁고 보온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8개 제품은 모두 구스다운 제품이며 솜털 비중이 80% 이상이다.충전재의 양만큼 중요한 게 필파워(FP)다. 필파워는 다운 1온스(28.35g)를 24시간 압축한 뒤 풀었을 때 부풀어 오르는 복원력을 말한다. 700FP란 1온스의 다운이 부풀어 700세제곱인치의 공간을 채운다는 것이다. 필파워가 높을수록 보온성이 뛰어나다. 전문가들은 600 이상이면 한겨울에도 충분하다고 본다.
8개 제품은 대부분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에서 생산하고 있다. 원단, 봉제 등 대부분의 공장이 인건비 등을 이유로 동남아로 이전했기 때문이다. 충전재의 원산지는 중국 또는 헝가리다.
직장인 출근복으로 인기직장인 출퇴근용이 베스트셀러가 된 경우가 많다. 롱패딩이 일상복으로 자리잡았다는 걸 보여주는 대목이다. K2의 포디엄 튜브는 일명 ‘수지 패딩’으로 불리며 올 들어 2만7000장가량 팔렸다. 충전재를 400g 넣었지만 옷 무게가 1.16㎏으로 상대적으로 가벼운 편이다. 25~35세 직장인 여성들이 출근용으로 많이 구입했다고 한다. 코오롱스포츠의 안타티카롱도 직장인 여성들이 선호하는 제품이다. 헝가리산 구스를 439g 넣었고 750 필파워로 8개 제품 중 가장 보온성이 뛰어나다. 92만원으로 가장 비싸다. 단 겉과 안에 기능성 소재를 덧대 무게가 2㎏이 넘는다. 주로 30~40대 직장인이 많이 구입했다.
기능성을 강조한 블랙야크의 B모션 벤치다운도 올 들어 2만5500장 판매됐다. 겉감을 방풍 기능성 소재(고어 윈드스토퍼)로 제작했다. ‘39만원대 할인가’로 판매하고 있어 인기를 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지난 20일까지 남성용이 7700장, 여성용이 1만7800장 팔렸다. 추위를 더 타는 여성들이 지갑을 연 것이다.
1020은 오버 사이즈 선호10~20대를 겨냥한 가성비 높은 제품도 인기를 끌고 있다. 학생들이 선호하는 휠라, 널디, 디스커버리 익스페디션은 교복, 캐주얼 차림에 잘 어울리는 디자인이 특징이다. 휠라의 에이스 롱다운은 겉감과 안감을 발수 가공 처리한 폴리에스테르로 제작, 충전재를 430g 넣었는데도 무게가 1.2㎏에 그친다. 27만원대로 8개 제품 중 가장 저렴하다. 널디의 NY트랙 롱다운은 선명한 보라색이 눈에 띈다. 양 어깨에 두 줄로 흰선을 넣어 캐주얼한 느낌을 강조했다. 디스커버리 익스페디션의 레스터는 작년 겨울에 20만 장이 팔린 1등 롱패딩이다. 올해는 반짝이는 실버 색상을 선보였고 반사 소재로 로고를 달았다. 노스페이스는 ‘수퍼에어다운’이 가장 잘 팔리는 제품이라고 밝혔지만 충전재의 양, 판매량, 필파워 등을 공개하지 않았다.
김혜정 널디 상품기획팀장은 “10~20대는 품이 넉넉한 오버 사이즈의 캐주얼한 롱패딩을 선호한다”며 “보온성은 기본이 고 디자인과 색상, 무게, 가격 등을 꼼꼼하게 따져보는 게 좋다”고 말했다.
오리털 거위털 등을 수입하는 도매업체들에 따르면 내년도 우모(羽毛)값이 올해보다 20~30% 오를 것으로 보인다. 우모 생산량의 90%를 차지하는 중국에서 생산량이 크게 줄어서다. 한 의류업체 관계자는 “우모 가격이 더 오르기 전에 미리 사두려는 의류업체들의 경쟁이 치열하다”고 전했다.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