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욱의 일본경제 워치]신주쿠에 등장한 응급환자 발견하고, 난동객 신고하는 경비로봇

‘아톰’ ‘마징가 제트’ ‘철인 28호’ 등 수많은 로봇 애니메이션을 만들어온 일본에선 로봇에 대한 친밀감이 매우 높습니다. 사회 각 분야에서 어설픈 형태나마 로봇을 활용하는 모습도 어렵지 않게 접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로봇의 도입이 늘어나는 가운데 도쿄 중심부에서 경비로봇 실증실험이 실시돼 시민들의 눈길을 끌었다는 소식입니다.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일본 지하철사업자인 세이부철도는 지난 27일 도쿄 세이부신주쿠역에서 응급환자나 수상한 사람, 의심 물질을 찾아내는 보안 로봇 ‘페르세우스봇’의 실증실험을 실시했습니다. 그리스 신화 속 영웅 ‘페르세우스’의 이름을 차용했습니다. 이용객을 지키는 강력한 존재가 되기를 희망한다는 이유에서입니다.높이 1m67㎝의 로봇은 최고 시속 3.7㎞로 움직이면서 지하철 역내를 순찰했습니다. 인공지능(AI)을 탑재한 이 로봇은 이용객이 갑자기 쓰러지거나 난동을 부리는 등 일반적이지 않은 움직임을 보이면 탑재된 카메라로 이상 징후를 감지해 근처로 이동하도록 만들어졌습니다. 사고 발생 위치정보와 현장 상황을 역내 직원의 스마트폰에 전송하는 역할을 수행합니다. 로봇 몸체에 설치된 인터폰을 누르면 역무원과도 통화할 수 있습니다.
세이부철도 측은 이달 말까지 지속적으로 로봇 실증실험을 실시한 뒤 이 로봇을 정식으로 도입할지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2020년 도쿄 올림픽을 앞두고 실용화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조만간 공상과학 만화에 등장하던 장면처럼 공공장소에서 로봇과 의사소통을 나누며 길을 묻고, 도움을 청하는 시대가 현실이 될 것 같다는 생각입니다.

도쿄=김동욱 특파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