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G20 광폭행보'…마이웨이 고수로 'G7 악몽' 재연하나

韓·中·日·러 정상 등과 연쇄 회담…비핵화·무역전쟁 등 굵직한 현안 논의
공동성명 도출 여부 주목…美우선주의 고수하다 여타 정상들과 대립 가능성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0일부터 이틀간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 정상회의(G20)에 참석해 각국 지도자와 연쇄 회담을 하며 숨 돌릴 틈 없는 일정을 소화한다.북한 비핵화와 미·중 무역전쟁 등 굵직한 현안을 연달아 테이블에 올려놓으며 광폭 외교에 나서는 것이지만 마이웨이식 행보를 고수할 경우 '트럼프 대 G6'의 대결 구도가 연출됐던 지난 6월 G7의 악몽이 재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백악관에 따르면 G20 개최에 하루 앞서 29일 부에노스아이레스를 찾는 트럼프 대통령이 미리 잡아둔 양자 회담만 7개다.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마우리시오 마크리 아르헨티나 대통령,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차례로 트럼프 대통령과 마주 앉을 예정이다.여기에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도 아베 총리와 3자 형식으로 트럼프 대통령과 회담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문 대통령과 북미협상의 답보에 따른 돌파구 마련을 논의하고 시 주석과 미·중 무역전쟁 담판에 나서는 등의 광폭 행보로 주요국 정상이 한자리에 모이는 G20의 계기를 십분 활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양자나 3자회담 이외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G20 전체 회의 및 공동성명 도출 과정 등을 통해 각국 정상들과 무역과 기후변화, 이민과 같은 글로벌 현안에 대한 의견 조율에 나설 예정이다.세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의 G20 참석은 미국과 국제적 경제성장과 번영에 대한 그의 헌신을 재차 강조하고 각국 지도자와의 관계를 강화하며 자유롭고 공정하고 호혜적인 무역과 공정한 경제적 경쟁에 기반을 둔 글로벌 경제 시스템을 증진하기 위한 핵심적 기회"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G20이 출범 취지에 맞게 국제적 현안 대응에 대한 조율된 공동성명을 도출하며 무사히 막을 내리게 될지, 아니면 '아메리카 퍼스트'를 노골적으로 고수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또 다른 '돌출행동 무대'가 될지는 두고 봐야 하는 상황이다.

트럼프 대통령과 주요국 지도자 간 갈등이 극심하게 드러났던 지난 6월 G7의 '낭패'가 재연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당시 G7에서는 보호무역주의와 관세장벽을 배격한다는 공동성명을 발표했지만 곧바로 트럼프 대통령이 반발하고 나서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급기야 개최국이었던 캐나다의 쥐스탱 트뤼도 총리를 겨냥해 "부정직하고 약해빠졌다"고 공개 비난하기도 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28일 "이번 G20에 참석하는 지도자들이 공동의 대응에 나서기보다 격분할 가능성이 더 커 보인다"면서 "국제적 도전을 고려할 때 여러 면에서 정상들이 모이기에 완벽한 시점이지만 상당한 돌파구가 마련될 것이라는 전망은 약해 보인다"고 지적했다.테드 트루먼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통신에 "많은 (G20) 뉴스가 공동성명이 아니라 개최가 예정됐거나 그렇지 않은 양자 회담에서 나올 것 같다"면서 "정상들이 국제적 협력에 있어 준비돼 있지 않기 때문에 돌파구가 마련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