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강사들 전격 세무조사…"아파트 등 400채 보유자도 있어"

21명 대상 조사 착수…고액 강의료 수입 신고누락, 불법전매 혐의도
"강사 추천 지역 부동산 거래 집중 모니터링"
국세청이 최근 부동산 시장 과열을 조장한 것으로 의심을 받는 부동산 강사·컨설턴트에 대해 전격 세무조사에 착수했다.국세청은 부동산 투자 관련 강사와 컨설턴트 21명에 대해 세무조사를 벌이기로 했다고 28일 밝혔다.

국세청은 부동산 강사를 개별적으로 세무조사한 적은 있지만, 직업군을 상대로 집중 세무조사를 벌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최근 수년간 소위 일부 '스타' 강사들은 인터넷 카페 등을 통해 수강생을 모은 뒤 고액의 대가를 받고 '유망 투자 지역'을 찍어주는 방식의 강의를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수강생 중에는 전문 투기세력이 아닌 주부나 학생 등 서민들도 다수 포함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됐다.

국세청은 자체 정보를 분석해 탈세가 의심되는 부동산 강사·컨설턴트를 세무조사 대상으로 선정했다.
이들은 인터넷 카페 등을 중심으로 부동산 투자 관련 강의나 컨설팅을 하면서 고액의 강의료를 받고 수입 신고를 하지 않는 혐의를 받는다.이들 중 직접 부동산 거래를 하면서 분양권 불법전매, 다운 계약 등으로 세금을 탈루한 사례도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 부동산 강사는 무려 900억원에 달하는 아파트·오피스텔 400여채를 보유하고 있지만, 취득자금 원천이 불분명해 세무조사 대상이 됐다.

국세청은 이 강사가 고액의 강사료와 임대소득을 신고 누락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인터넷 강의 동영상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다른 부동산 강사도 강의료를 신고하지 않고 고액의 부동산을 사들였다가 조사 대상에 이름이 올랐다.

이동신 국세청 자산과세국장은 "강의료만으로 부동산 투자를 한 것 같지는 않고 대출 등을 이용해 한 갭투자도 상당수 포함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국세청은 부동산 강사가 추천한 투자 지역의 부동산 거래도 모니터링해 탈세 혐의를 조사할 방침이다.

이번 세무조사를 통해 부동산 강사·컨설턴트가 강의 활동 외에 대규모 부동산 투자에 직접 관여한 사실이 확인되면 시세 조정 의혹 등도 불거질 수 있다.

부동산 강사의 '유망지역' 강의가 사실상 비정상적인 투기 수요를 부풀리기 위한 계산된 행동이었다는 의심도 더 커질 수 있다.

한승희 국세청장은 지난 10월 "부동산 전문 강사에 대해 현장 정보 수집을 강화하겠다"며 전격 세무조사를 예고한 바 있다.국세청의 감시망이 강화되면서 일부 유명 부동산 강사들은 예정된 강의를 잇달아 취소하면서 온라인 상에서 자취를 감춘 상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