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판 구글세' 도입 논란에 ‘한미동맹’ 강조한 美 대사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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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판 구글세 도입 논란에 ‘한미동맹’ 강조한 美 대사관
미국이 28일 구글·페이스북 등과 같은 글로벌 정보통신기술(ICT) 기업들이 한국에 서버를 두게 강제하는 ‘데이터 현지화’움직임에 제동을 걸었다. 서버를 국내에 둘 경우 한국 정부가 과세를 할 수 있는 근거가 생긴다. 주한미국대사관이 ‘구글세 도입’등 자국 기업 이익에 반하는 입법을 하려는 한국 국회를 겨냥해 이에 반대하는 토론회를 개최하는 방식으로 우회적인 입장을 밝힌 것이다.▶본지 11월 28일자 A1, 6면 참조
주한미국대사관은 이날 고려대 안암캠퍼스에서 ‘국경없는 인터넷 속에서 디지털주권 지키기’ 토론회를 열었다.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미국법센터와 시민단체인 ‘오픈넷’ 등과 함께 공동 주최하는 형식을 취했다. 참석하기로 했던 해리 해리스 주한미국대사는 이날 건강상 이유를 들어 갑작스럽게 불참했다. 푸시핀더 딜런 미대사관 경제참사관이 대신 참석했다.
딜런 참사관은 10여분의 개회사 중 절반 분량을 한미동맹의 중요성을 강조하는데 할해했다. 그는 “올해는 한미동맹 65주년으로 우리의 관계는 안보동맹 수준 그 이상”이라며 “경제·인적관계를 통해 이제 한국은 미국의 제6대 교역국이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열린시장과 공정한 무역에 대해 우리(양국)가 의지를 갖고 있다”며 “한미동맹은 지리적인 수준을 넘어 상품과 서비스가 자유롭게 교류하는 시민사회동맹으로까지 발전했다”고 강조했다. 또 “이것은 클라우드 컴퓨팅의 기본 개념이기도 하다”고 지적했다.중요한 본론은 그 다음에 이어졌다. 그는 ”국가간 데이터 흐름은 상상하지 못했던 가능성을 열어주었다”며 “클라우드 컴퓨팅에 장애가 되기 때문에 데이터 현지화 규제를 피해줄 것을 (미국은) 촉구해왔다“고 말했다.
이날 발제자로 나선 조슈아 멜처 브루킹스연구소(미국 싱크탱크) 선임연구원도 딜런 참사관의 발언을 거들었다. 멜처 연구원은 “글로벌 데이터 흐름은 국내총생산(GDP)를 3.5% 더 높여줄 것”이라며 “데이터 교류 등을 통해 제조업에 가치를 더하는 ‘상품의 디지털화’에서 한국이 잠재력이 큰데 이런 기회에도 불구하고 왜 데이터 현지화를 필요로 하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서버를 한국에 두게 되면) 비용이 소비자에게 전가될 수도 있다”고도 강조했다.
토론자로 나선 조장래 한국마이크로소프트 상무는 본지 보도를 인용하며 “데이터 현지화라는 정책 속에는 데이터 관련 규제가 겹겹이 쌓여있다”고 말했다. 조 상무는 “데이터 현지화는 공공부문 뿐만 아니라 의료·금융서비스(개방)를 다 닫겠다는 것으로 ‘디지털 쇄국주의’라고 부른다”며 “문재인 대통령이 데이터를 개방하겠다고 한 대국민연설과도 전면 배치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박종필/조아란 기자 jp@hankyung.com
미국이 28일 구글·페이스북 등과 같은 글로벌 정보통신기술(ICT) 기업들이 한국에 서버를 두게 강제하는 ‘데이터 현지화’움직임에 제동을 걸었다. 서버를 국내에 둘 경우 한국 정부가 과세를 할 수 있는 근거가 생긴다. 주한미국대사관이 ‘구글세 도입’등 자국 기업 이익에 반하는 입법을 하려는 한국 국회를 겨냥해 이에 반대하는 토론회를 개최하는 방식으로 우회적인 입장을 밝힌 것이다.▶본지 11월 28일자 A1, 6면 참조
주한미국대사관은 이날 고려대 안암캠퍼스에서 ‘국경없는 인터넷 속에서 디지털주권 지키기’ 토론회를 열었다.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미국법센터와 시민단체인 ‘오픈넷’ 등과 함께 공동 주최하는 형식을 취했다. 참석하기로 했던 해리 해리스 주한미국대사는 이날 건강상 이유를 들어 갑작스럽게 불참했다. 푸시핀더 딜런 미대사관 경제참사관이 대신 참석했다.
딜런 참사관은 10여분의 개회사 중 절반 분량을 한미동맹의 중요성을 강조하는데 할해했다. 그는 “올해는 한미동맹 65주년으로 우리의 관계는 안보동맹 수준 그 이상”이라며 “경제·인적관계를 통해 이제 한국은 미국의 제6대 교역국이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열린시장과 공정한 무역에 대해 우리(양국)가 의지를 갖고 있다”며 “한미동맹은 지리적인 수준을 넘어 상품과 서비스가 자유롭게 교류하는 시민사회동맹으로까지 발전했다”고 강조했다. 또 “이것은 클라우드 컴퓨팅의 기본 개념이기도 하다”고 지적했다.중요한 본론은 그 다음에 이어졌다. 그는 ”국가간 데이터 흐름은 상상하지 못했던 가능성을 열어주었다”며 “클라우드 컴퓨팅에 장애가 되기 때문에 데이터 현지화 규제를 피해줄 것을 (미국은) 촉구해왔다“고 말했다.
이날 발제자로 나선 조슈아 멜처 브루킹스연구소(미국 싱크탱크) 선임연구원도 딜런 참사관의 발언을 거들었다. 멜처 연구원은 “글로벌 데이터 흐름은 국내총생산(GDP)를 3.5% 더 높여줄 것”이라며 “데이터 교류 등을 통해 제조업에 가치를 더하는 ‘상품의 디지털화’에서 한국이 잠재력이 큰데 이런 기회에도 불구하고 왜 데이터 현지화를 필요로 하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서버를 한국에 두게 되면) 비용이 소비자에게 전가될 수도 있다”고도 강조했다.
토론자로 나선 조장래 한국마이크로소프트 상무는 본지 보도를 인용하며 “데이터 현지화라는 정책 속에는 데이터 관련 규제가 겹겹이 쌓여있다”고 말했다. 조 상무는 “데이터 현지화는 공공부문 뿐만 아니라 의료·금융서비스(개방)를 다 닫겠다는 것으로 ‘디지털 쇄국주의’라고 부른다”며 “문재인 대통령이 데이터를 개방하겠다고 한 대국민연설과도 전면 배치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박종필/조아란 기자 j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