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d 금리인상 신중론 확산…트럼프는 또 파월 '맹비난'

"FOMC 중립금리 의견 다양"
내년 인상 시기 불확실성 커져
미국 중앙은행(Fed)의 내년 추가 금리 인상 여부와 시기에 대해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Fed 위원들이 최근 금리 인상과 관련해 제각각 다른 의견을 내놓고 있어서다. 시장 혼란이 커질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리처드 클라리다 Fed 부의장은 27일(현지시간) 뉴욕에서 열린 금융 규제 콘퍼런스에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내에 중립금리에 대한 다양한 의견이 있다”며 “경제지표가 새로 나올 때마다 중립금리 수준을 재점검해야 한다”고 말했다. 중립금리는 경기를 지나치게 부양하지도, 지나치게 냉각시키지도 않고 잠재성장률 수준의 성장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금리 수준을 뜻한다.

제롬 파월 의장에 이어 Fed 2인자인 클라리다 부의장의 발언은 ‘점진적 금리 인상’을 지지한 것으로 해석된다. 그는 지난 16일 CNBC에 출연했을 땐 “현재 금리가 중립금리에 접근했으며 앞으로 추가 인상 시엔 경제지표에 더 많이 의존해야 한다”고 말해 금리 인상에 제동을 거는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낳았다.

제임스 블라드 세인트루이스연방은행 총재는 최근 “경제성장률이 둔화하고 물가상승률이 목표치인 연 2% 근처에 왔기 때문에 Fed의 금리 인상 계획이 좌절될 수 있다”며 ‘속도 조절’ 가능성을 내비쳤다. 반면 존 윌리엄스 뉴욕연방은행 총재는 19일 “금리가 여전히 매우 낮은 상태”라며 추가 인상 필요성을 제기했다.파월 의장은 14일 “앞으로 모든 FOMC 회의에서 기자회견을 할 것이며 시장은 그때마다 금리를 올릴 수 있다는 사실에 익숙해져야 한다”며 금리 인상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통화정책의 가장 큰 불확실성은 미국 경기 움직임”이라며 “내년 경제성장률이 얼마나 둔화할 것인지와 Fed의 긴축 정책이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가 불확실하다”고 지적했다. Fed 위원들은 중립금리 수준을 연 2.7~3%로 추정하고 있지만 이 역시 경기 흐름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WSJ는 “Fed 위원들은 수개월~수년간의 물가상승률과 실업률, 경제성장률을 바탕으로 기준금리를 결정하겠다고 수차례 밝혔다”며 “기준금리를 결정할 때마다 시장 불확실성이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Fed의 긴축 정책을 재차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워싱턴포스트(WP)와의 인터뷰에서 “제이(파월 의장의 애칭)를 임명한 것이 조금도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금리 인상을 비롯한 Fed의 정책이 미국 경제에 해를 끼치고 있다”고 비난했다.트럼프 대통령은 또 “나는 거래(deal)를 하고 있는데 Fed가 부응해 주지 않는다”며 “그들은 실수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미국 주가가 고점 대비 10% 안팎 급락하고, 제너럴모터스(GM)가 대규모 구조조정에 나선 것도 Fed의 책임으로 돌렸다.

김형규 기자 k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