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 '음주사고 없길' 염원 모아 #윤창호법 국회 통과…어떻게 바뀌나

#윤창호법이 뭐야?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대한 법률(특가법)'과 '도로교통법'을 개정하는 안을 통틀어 부르는 말입니다. 윤창호씨가 음주 교통사고를 당해 숨진 사건을 계기로 추진한 안이라 '윤창호법'이란 별칭으로 불립니다. 특가법은 음주 교통사고 시 가해자 처벌 수위를, 도로교통법은 음주운전 적발 시 벌점과 벌금 등을 규정합니다. 특가법 개정으로 음주 교통사고 처벌 수위를, 도로교통법 개정으로 음주운전 적발 기준을 높이겠다는 취지입니다.
어떤 사고가 일어났길래?
2018년 9월 25일 새벽 2시경 휴가 중이던 군인 윤창호씨와 친구가 부산 해운대구 미포오거리에서 교통사고를 당했습니다. 윤씨 일행을 친 BMW 차량 운전자는 혈중알코올농도 0.18%로 만취 상태였습니다. 윤씨는 서 있던 위치(인도)에서 약 15m를 날아 콘크리트 바닥에 떨어졌습니다. 사고 이후 뇌사 상태이던 윤씨는 11월 9일 결국 숨졌습니다.
사진=연합뉴스
이 교통사고는 국민적 분노로 이어졌습니다. 윤씨 친구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린 청원글은 참여 인원이 40만명을 훌쩍 넘었습니다. 음주운전 및 음주 교통사고 처벌 수위가 지나치게 낮다는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되자 국회도 움직였습니다. 이른바 '비쟁점 법안'이던 윤창호법은 11월 29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습니다.
#윤창호법, 어떻게 바뀌는 거야?
기존 특가법은 음주운전 사망사고의 최소 형량을 유기징역 1년 이상으로 규정했습니다. 윤창호법 통과로 이제부터 음주운전 사망사고 가해자는 최소 3년 이상의 유기징역형을 받게 됩니다. 원안은 처벌 수위를 살인죄와 같은 급인 '최소 5년 이상'으로 올리고자 했지만 11월 28일 법제사법위원회 제1소위 논의 과정에서 하향 조정됐습니다.
음주운전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음주운전 적발 및 행정처분 기준인 '혈중알코올농도'도 바뀝니다. 기존 도로교통법에 명시된 면허정지(0.05~0.1%)·면허취소(0.1% 이상) 기준을 각각 0.03~0.08%, 0.08% 이상으로 하향 조정합니다. 형량과 벌금도 높아집니다. 가중처벌을 강화하는 방향입니다. 음주운전 3회 이상 적발 시 1~3년 징역 또는 500~1000만원 벌금이던 조항을 2회 이상 적발시 2~5년 징역 또는 1000~2000만원으로 개정합니다.
도로교통공단 홈페이지 '교통법규 Q&A'.
기존 법이 정해온 혈중알코올농도 0.05%는 지나치게 관대한 기준이라고 끊임없이 지적받아 왔습니다. 도로교통공단마저 홈페이지 '교통법규 Q&A'에 "소주 2잔(50ml), 양주 2잔(30ml), 포도주 2잔(120ml), 맥주 2잔(250ml) 정도를 마시고 1시간 지난 경우"라며 그 이하를 권장하는 듯한 뉘앙스일 정도였죠. 새로운 윤창호법 통과를 계기로 '운전대 잡을 땐 술 아예 안 마시기'가 비로소 우리 사회의 당연한 상식으로 자리잡길 바랍니다.
엮인 사람들은 뭐래?
윤기현(윤창호씨 아버지)
"창호가 사고를 당한 이후에도 국회의원과 청와대 비서관, 검사가 음주운전을 했다. 음주운전으로 여러 명이 숨지는 사고도 끊이지 않았다"
김민진(윤창호씨 친구)
"5년에서 3년으로 축소된 법안을 보고 창호 친구가 아닌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형식적인 법안 통과를 앞둔 현실이 너무 안타깝다...수정 법안이 통과되면 대법원에서 양형기준을 만들 때 최고 양형이 적용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
문재인 대통령
"음주운전 사고는 실수가 아니라 살인행위가 되기도 하고 다른 사람의 삶을 완전히 무너뜨리는 행위가 되기도 한다. 초범이라 할지라도 처벌을 강화하고 사후 교육시간을 늘리는 등 재범방지를 위한 대책을 더욱 강화해주길 바란다"
주광덕 자유한국당 의원
"5년 이상이 국민적 법 감정이겠지만 음주운전 사고 유형이 천차만별이고 상해치사나 폭행치사 등과 형량을 비교할 필요가 있었다. 대신 엄한 처벌이 필요할 때 무기징역으로 상향한 것"
임호선 경찰청 차장
(추후 재논의하기로 한 음주운전 동승자 처벌조항에 대해) "사회적 분위기나 경각심 유지 차원에서 이의를 갖진 않는다. 다만 음주운전 동승행위가 별도로 새로운 범죄로 담기는 부분은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한다"
박가영 일산서부경찰서 경사
"습관적 음주운전자가 많은 상황에서 법 개정을 통해 처벌이 강화되면 음주운전이 중대한 범죄라는 인식이 자리잡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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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종구 한경닷컴 기자 jongg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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