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 44대 사들여 美 환심 산 사우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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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조원대 규모…美의회, 격앙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사우디아라비아에 대한 16조원대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수출을 최종 승인했다.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가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살해 의혹을 받고 있음에도 트럼프 행정부가 사우디와 협력 관계를 이어가자 미 의회는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미 국무부는 28일(현지시간) 사우디가 록히드마틴으로부터 44대의 사드 발사대와 미사일, 레이더 등 장비를 150억달러(약 16조8000억원)에 구매하는 계약에 미국과 사우디 정부 당국자가 서명했다고 발표했다. 국무부 대변인은 “2016년 12월부터 이뤄진 사드 수출 절차가 완료됐다”며 “이란과 이란의 지원을 받는 극단주의 단체들의 탄도미사일 위협에 직면한 사우디와 걸프 지역 안보에 기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그러나 의회는 트럼프 행정부의 친사우디 행보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미 상원은 이날 사우디가 개입하고 있는 예멘 내전에서 사우디에 대한 미국의 지원을 중단하도록 하는 결의안을 추진하는 안건을 표결에 부쳐 63 대 37로 통과시켰다. 수일 안에 최종적인 결의안과 구체적인 조치에 대한 표결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이 상원에 출석해 카슈끄지 피살 사건 조사 결과를 비공개로 보고하고 사우디를 옹호했지만 의회의 움직임을 되돌리지 못했다.
지나 해스펠 중앙정보국(CIA) 국장은 의회에 출석하지 않아 의원들의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해스펠 국장은 상원의 브리핑 요구를 받았으나, 백악관의 지시로 불참한 것으로 알려졌다. 폼페이오 장관은 상원 보고를 마치고 기자들에게 “빈 살만 왕세자가 연관됐다는 직접적인 증거는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이 관여하지 않는다면 예멘 내전은 엄청나게 악화될 우려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