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반장' 독일 "프랑스, 유엔 상임이사국 내놔라"

"유럽연합에 자리 양보해야"
프랑스 "어불성설" 펄쩍
유럽연합(EU)을 이끄는 양대 강국인 독일과 프랑스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 자리를 놓고 신경전을 벌여 주목된다.

올라프 슐츠 독일 부총리 겸 재무장관은 28일(현지시간) 베를린 훔볼트대 강연에서 “프랑스가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 지위를 포기하고 그 자리에 EU가 들어가야 한다”고 주장해 눈길을 끌었다. 내년 3월로 예정된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로 인해 프랑스는 EU 회원국 중 유일한 안보리 상임이사국이 되는데 그 자리를 EU에 양보하라는 요구다.독일 부총리의 이 발언이 알려지자 프랑스는 즉각 반발했다. 제라르 아로 주미국 프랑스 대사는 트위터를 통해 “그것은 유엔 헌장에 반하고 법적으로 불가능할 뿐더러 정치적으로도 가능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슐츠 부총리는 강연에서 “프랑스가 EU에 안보리 상임이사국 자리를 내주면 국제 무대에서 EU가 한목소리로 말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프랑스 정부를 설득해야겠지만 (실현)된다면 매우 용감하고 현명한 일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상임이사국은 유엔 안보리에서 임기 제약을 받지 않고 계속해서 의석을 보유하는 이사국으로, 결의안 거부권 등 강력한 권한을 갖는다. 1945년 2차 세계대전 승전국인 미국 영국 프랑스 중국 러시아 등 5개국으로 구성돼 있다.독일은 1·2차 세계대전 전범 국가라는 책임론 탓에 번번이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 진출에 실패했다.

설지연 기자 sj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