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킬러앱'에 목마른 블록체인 업계…진짜경쟁 이제부터 시작

업계 "2019년, 블록체인 상용화의 해"
"가상화폐(암호화폐)는 넘쳐나는데 정작 비트코인을 비롯해 실생활에 활용되는 서비스가 전무하다. 그나마 활발하게 쓰이는 분산형 앱(dApp)도 결국 도박 게임이지 않나."

최근 블록체인·암호화폐 시장의 가장 큰 한계이자 비판받는 지점이다. 때문에 확실한 블록체인 서비스(킬러앱)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내년 1월부터 다양한 블록체인 서비스가 상용화될 예정이다. 대기업부터 스타트업까지 다양한 기업들이 실생활에 사용할 수 있는 블록체인 서비스 보급을 준비하고 있다.업계는 2019년을 '블록체인 서비스 상용화의 해'로 보고 있다. 2017년 암호화폐 투기 열풍으로 '존재감'을 갖게 됐고 올해 암호화폐에 대한 환상을 걷어내며 블록체인을 알아가는 해였다면, 내년은 블록체인을 현실에서 체감하는 해가 될 것이란 각오와 기대감이 반영됐다.

그간 업계는 블록체인과 암호화폐의 유용성을 말하면서도 내세울 만한 킬러앱은 전무하다시피 했다. 대중적 인지도가 있는 블록체인 기반 디앱은 고양이 캐릭터를 키우는 게임 '크립토키티' 정도였다. 그나마 이더리움의 처리용량 문제로 활성화되지 못했다. 블록체인에 붙는 '4차 산업혁명 시대 기반기술'이란 수식어에 비하면 초라한 실적이었던 셈.

때문에 제도권에서는 블록체인 서비스 상용화를 기다리고 있다. 민원기 과학기술정통부 차관은 지난달 열린 '2018 코리아 블록체인 엑스포'에서 "일상생활에서 블록체인이 요긴하게 활용되는 성공사례를 창출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말했다. 석종훈 중소벤처기업부 창업벤처혁신실장도 최근 '이데일리 블록체인 포럼(EBF) 2018'에 참석해 "이젠 킬러앱이 등장해야 한다. 뚜렷한 사업이 나와야 정부 지원도 늘어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내년 1분기 출시를 앞둔 블록체인 서비스들이 중요한 이유다. '체감할 수 있는 사례'를 만드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SK텔레콤은 블록체인 기반 '전국민 모바일 신분증'을 선보인다. 휴대폰 번호로 신원증명체계를 구축해 다양한 분야에서 기존 신분증을 대체하도록 만들 계획. 스마트폰 하나로 특정 장소에 출입할 권한이나 학위 등을 확인할 수 있다. LH한국주택공사와의 협력을 통해 향후 임대주택 등을 신청하는 자격관리에도 활용하기로 했다.

스타트업들도 서비스 상용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블록체인을 활용해 콘텐츠 제작자에게 소비자 빅데이터를 제공하는 콘텐츠프로토콜은 내년 1분기부터 VOD 서비스 '왓챠플레이'에서 서비스를 시작한다. 소비자를 연령대 성별 관심 주제 등으로 세분화해 어떤 타깃층이 선호하거나 그렇지 않은 장면인지 등의 데이터를 구축한다. 제작자들은 빅데이터 토대로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콘텐츠를 만들 수 있고, 소비자는 콘텐츠를 볼 때마다 보상 받는 구조다.오프라인 상점의 빅데이터를 사고파는 캐리프로토콜은 내달 밋업을 열고 디앱의 데모버전을 시연할 예정. 각 매장에 방문하는 고객의 연령과 성별 등 데이터를 쌓아 광고주에게는 타깃 마케팅을, 소비자에게는 보상을 제공하는 서비스다. 마일리지 적립 서비스 도도포인트의 1만여 오프라인 매장에 적용된다. 연내 서비스 출시를 목표로 해 내년부터는 본격 서비스를 제공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블록체인 시장은 아직 초기 단계여서 킬러앱 등장이 시장 선점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내년 1분기부터 다양한 블록체인 서비스가 등장하는 만큼 각 분야에서 치열한 선점 경쟁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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