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만에 기준금리 0.25%P 올렸다…경기 하강기에 돈줄 죈 韓銀

이주열 총재, 추가 인상도 시사

한국은행이 지난해 11월 기준금리 인상으로 방향을 튼 데 이어 1년 만에 다시 금리를 올렸다. 가계 대출 증가로 인한 금융 불안정성, 미국 기준금리와의 역전 폭 확대에 따른 해외 자금 유출 가능성 등을 우려해서다. 하지만 경기 하강기에 돈줄을 죄는 것이어서 위축된 실물경제가 더 얼어붙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30일 전체회의를 열어 기준금리를 연 1.5%에서 연 1.75%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사상 최저 금리였던 연 1.25%를 1년5개월간 유지하다가 지난해 11월 0.25%포인트 올린 지 1년 만에 다시 인상 카드를 꺼내들었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시차를 두고 추가 인상에 나설 가능성도 내비쳤다. 이 총재는 “이번 인상에도 중립금리(경기를 확장 또는 위축시키지 않는 적정 금리)에는 못 미친다”고 말했다. “내년에도 잠재성장률 수준의 성장세는 지속될 것”이라고도 했다. 경기 하강이 우려하는 수준은 아닌 만큼 여건이 되면 내년께 추가로 금리를 올릴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다만 이날 금통위원 중 두 명이 ‘금리 동결’ 소수의견을 낸 점을 감안하면 당분간 금리 인상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한은이 기준금리를 인상함에 따라 시중은행들은 예·적금 상품 금리를 잇따라 올리기로 했다. 우리은행은 3일부터 적금과 정기예금 금리를 최고 0.3%포인트 인상한다. 신한은행도 예·적금 금리를 0.1∼0.3%포인트 올린다.

고경봉/안상미 기자 kg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