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아라비아가 최근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의 튀니지 방문을 계기로 튀니지 정부와 수억 달러 규모의 차관 제공에 합의했다고 로이터, dpa통신 등이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튀니지 대통령의 고문인 벤 티차는 이날 현지 라디오방송과 인터뷰에서 "사우디와 여러가지 사항에 합의했다"며 "여기에는 5억 달러(약 5천600억원)의 저금리 차관과 1억2천만 달러(약 1천345억원) 가치의 프로젝트 파이낸싱이 포함된다"고 밝혔다.
이어 "양국은 곧 사우디 투자은행이 튀니지의 사회기반시설 사업들에 투자하는 방안을 논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벤 티차 고문은 "사우디 왕세자는 사우디가 튀니지를 경제적으로 지원할 것이라는 점을 명확히 표현했다"고 강조했다.그가 언급한 프로젝트 파이낸싱은 은행을 비롯한 금융기관이 사업성과 미래 수익 등을 고려해 자금을 지원하는 방식을 말한다.
앞서 무함마드 왕세자는 지난 27일 북아프리카 튀니지를 방문해 베지 카이드 에셉시 대통령과 회담했다.
무함마드 왕세자의 방문을 앞두고 튀니지 수도 튀니스에서는 수백 명이 참석한 항의시위가 벌어졌다.시위대는 사우디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살해의 배후로 지목받았던 무함마드 왕세자를 "살인자"라고 비난했다.
튀니지는 2011년 '아랍의 봄'을 거치며 민주화에 성공한 나라로 평가되지만 높은 실업률과 물가상승률 등으로 경제적 어려움이 크다.
튀니지 정부는 2015년 국제통화기금(IMF)과 29억 달러(약 3조2천억원) 규모의 차관 협정을 맺은 뒤 긴축정책을 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