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협상 잘됐다"…중국 "내년1월부터 추가관세 중단 합의"

공식 기자회견 없는 '깜깜이 협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1일(현지시간) 미·중 무역전쟁 담판이 “매우 잘 진행됐다”고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장이 밝혔다. 중국 관영 CCTV의 영문채널인 CGTN은 미국이 내년 1월1일 이후 추가 관세를 부과하지 않는다는데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미·중은 이날 정상회담 뒤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의 기자회견을 하지 않았고, 별도 성명서도 곧장 발표하지 않아 협상 결과를 둘러싸고 궁금증이 증폭됐다.

AFP,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커들로 위원장은 이날 오후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열린 두 정상의 업무만찬 후 기자들에게 이같이 말했다. 커들로 위원장은 그러나 미·중 무역 전쟁을 해소할 만한 형태의 진전이 있었는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커들로 위원장은 이날 정상회담에 배석했다.세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곧 백악관 성명이 발표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정부는 즉각적인 반응을 내놓지 않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의 회담은 예정보다 30분 늘어난 2시간 30분간 진행됐다. 두 정상은 회담 이후 기자회견 없이 자리를 떴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아버지 부시’(미국 41대 대통령인 조지 H.W 부시) 사망에 대한 애도 차원에서 장례식(12월5일)까지는 어떤 형태의 기자회견도 하지 않겠다고 밝혔었다.

CGTN은 “양쪽(미·중)의 협상이 계속될 것”이라면서 자세한 설명은 하지 않았다.트럼프 행정부는 당초 내년 1월부터 2000억달러어치 중국 제품에 대한 관세율을 10%에서 25%로 올리고, 중국이 무역전쟁의 해결책을 제시하지 않으면 추가로 2670억달러어치 중국 제품에 고율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압박했었다.

이날 정상회담 후 양측의 반응을 종합해보면, 미·중 정상은 일단 내년 1월 이후 추가 ‘관세 폭탄’을 자제하고 협상을 이어가기로 합의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된다. ‘종전, 휴전, 확전’ 중 ‘휴전’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관심은 핵심 쟁점인 ‘중국 제조 2025’와 ‘기술절도’, 기술이전 강요과 같은 중국의 불공정 무역관행이 어떻게 합의됐느냐다. 미국은 중국이 부당한 방법으로 이익을 얻고 있다며 이런 정책을 개선해야 한다고 압박해왔다. 반면 중국은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미·중 무역전쟁이 단순히 무역적자를 얼마나 줄일거냐는 문제가 아니라 패권전쟁 성격을 띠고 있어 양측의 합의가 구조적으로 쉽지 않다는 분석이 많다.

워싱턴=주용석 특파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