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후규제' 중국…세계 핀테크 시장 1·2위 기업 배출

中, 일단 허용…문제 생겨야 개입
QR코드 송금 등 혁신서비스 '봇물'
국내 핀테크산업이 각종 규제로 성장하지 못하는 사이 중국은 세계 핀테크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자국 정보기술(IT) 기업이 금융업에 적극 진출해 새로운 금융 서비스를 꾸준히 내놓으면서다.

글로벌 회계법인 KPMG가 지난 10월 내놓은 ‘세계 100대 핀테크 기업’ 순위에 따르면 1위는 중국의 앤트파이낸셜이다.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의 자회사다. 2위 JD파이낸스, 4위 두샤오만파이낸셜, 10위 루팍스홀딩스 등 10위권에 4개 중국 기업이 이름을 올렸다. 한국에서는 금융 앱(응용프로그램) 토스로 유명한 핀테크업체 비바리퍼블리카(28위)가 유일하게 선정됐다.100대 기업 가운데서도 앤트파이낸셜의 성장세가 눈에 띈다. 설립된 지 4년 만에 기업가치가 1500억달러(약 168조3000억원)를 넘어섰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 6월 싱가포르투자청, 캐나다 연금투자위원회, 말레이시아 국부펀드인 카자나와워버그핀커스, 미국 칼라일그룹 등으로부터 140억달러를 유치하면서 산정된 수치다.

중국 정부는 핀테크 기업의 성장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중국 금융당국은 2008년 비금융회사의 금융회사 설립을 허용했고 2010년엔 비금융회사가 지급결제 사업에 진출할 수 있게 했다. 2014년부터는 비금융업체의 인터넷은행 설립도 가능해졌다. 또 대기업의 은행 소유 제한이 없다. 국내 IT업계 관계자는 “중국의 핀테크 정책은 ‘무(無)규제’로 시작해 업체들의 어떤 시도도 허용하고 문제가 생길 때만 사후 규제를 적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비스도 혁신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국내에서 카카오페이를 중심으로 급속히 보급되는 QR코드 기반 송금 서비스는 알리페이(현 앤트파이낸셜)가 처음 내놨다. 세계 핀테크 업체들이 앞다퉈 도입하고 있는 선불 충전식 펀드상품도 알리바바의 ‘위어바오’에서 시작됐다. 위어바오는 간편결제·송금 등으로 충전해 쓰고 남은 돈을 활용한 머니마켓펀드 형식의 재테크 상품이다. 텐센트와 알리바바, 핑안보험 등이 함께 설립한 온라인 보험업체 중안보험은 올해 온라인 혈당측정기기로 확인한 가입자의 혈당 수치에 따라 보험료를 산정하는 보험상품을 선보였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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