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 "협력사는 행복 동반자" 학자금까지 지원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지난 6월 열린 SK그룹 확대경영회의에서 프랑스 철학자 알렉시스 토크빌의 이론을 예로 들며 “경제적 가치에서 사회적 가치로 기업 경영의 중심축을 옮겨가면 사회와 고객의 신뢰 확보가 용이해진다”고 강조했다. 이에 SK그룹은 경영관리 체계인 SK매니지먼트시스템(SKMS)에 “기업은 이해관계자 간 행복이 조화와 균형을 이루도록 노력하고, 장기적으로 지속 가능하도록 현재와 미래의 행복을 동시에 고려해야 한다”고 명시했다.

SK와 협력사의 상생경영도 이 같은 경영철학과 연결돼 있다. 협력사는 도움을 줘야 하거나 활용할 대상이 아니라 행복을 함께 만들어 나가는 동반자라는 것이다. SK는 상생을 일시적이고 시혜적으로 접근하지 않고 상호 경쟁력 강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난 6월 경기 이천 SKMS연구소에서 열린 ‘2018 확대경영회의’에서 직접 연사로 나서 사회적 가치 추구의 중요성을 설명하고 있다. SK 제공
SK그룹은 2·3차 협력사에도 동반성장펀드 혜택을 지원하고 있다. 이를 위해 2009년 1200억원이었던 펀드 규모를 2017년 6200억원까지 확대했다. 동반성장펀드를 통해 협력사들은 사업자금을 저리로 빌릴 수 있다.

그룹과 별도의 계열사별 동반성장펀드 운영도 활성화하고 있다. SK(주), SK하이닉스는 중소 1차 협력사에 현금지급 비중을 100%까지 늘렸다. 양사 협력사들에 확대제공되는 현금결제 규모는 2조1000억원이다. SK하이닉스는 1차 협력사가 사용하던 상생결제 시스템을 500여 개 2·3차 협력사로 확대했다.

SK텔레콤은 2019년까지 기존의 50개 1차 협력사에서 150여 개 1·2차 협력사로 협력사 직원 자녀들의 학자금 지원 폭을 넓히기로 했다. 또 자기계발비 등도 1·2차 협력사 2300여 명에게 확대 지급한다. SK(주) C&C도 모든 정보기술(IT)서비스 중소 협력사와 직접 계약하면서 1·2차 협력사 간 재하도급 거래를 없애고 있다.SK그룹은 2017년 10월부터 협력사 역량 강화를 위한 교육 프로그램인 동반성장 아카데미의 참여 대상을 1차 협력사 중심에서 2·3차 협력사로 확대했다. 2006년부터 시행해 온 ‘동반성장 MBA’는 협력사 경영과 글로벌 진출에 필요한 전략, 재무, 인적자원 등 전문 과정으로 구성됐으며 지금까지 1300여 명이 수료했다.

SK그룹이 2007년부터 협력사 경영진을 대상으로 시행해 오고 있는 ‘동반성장 CEO세미나’도 2·3차 협력사로 대상을 넓혔다. 이 프로그램은 지금까지 7000여 명의 협력사 경영자들에게 경영, 경제, 인문 등 분야별 인사이트를 제공하는 장으로 자리 잡았다.

SK(주) C&C는 협력사 기술 경쟁력 강화를 위해 무상으로 60개에 달하는 특허를 제공하고 있다. 기술자료 임치(기술자료를 신뢰성 있는 전문기관에 보관해 기술유출을 방지하는 제도) 대상도 2·3차 협력사까지 확대했다. SK텔레콤은 T오픈랩, T디벨로퍼스 등 창업준비자와 스타트업 중소기업 등 다양한 사업체를 맞춤형으로 지원하는 체계를 갖췄다.

박상익 기자 dir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