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발시 시체 안치실에서 일해야' 외국의 음주운전 실태와 처벌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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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29일, 국회에서 '윤창호 법'이 통과됐다.
이 법은 지난 9월 만취운전자의 차량에 치어 뇌사상태에 빠졌다가 45일 만에 숨진 22세 청년 윤창호 씨의 사고를 계기로 발의됐다. 이 사건에 대한 국민들의 공분은 음주운전 처벌 형량을 높여달라는 청와대 청원으로 이어졌다. ‘윤창호 법’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음주운전의 처벌 수위는 높아졌고 음주 기준 수치는 낮아졌다.'윤창호 법'의 제정은 우리 사회가 더 이상 음주운전을 용인하지 않게 됐다는 것을 보여준다.
문재인 대통령 역시 음주운전을 두고 "살인행위가 되기도 하고, 다른 사람의 삶을 완전히 무너뜨리는 행위가 되기도 한다"며 성토했다.
4일 방송되는 아리랑TV의 뉴스 토론 <포린 코레스폰던츠(Foreign Correspondents)>에서는 한국 내에서 발생하는 음주운전 실태와 외국 규제에 대해 이야기해 본다.음주운전에 대한 부정적 생각과 경각심은 만국의 공통된 인식이다. 미국 공영방송 PRI의 켈리 카슬리스(Kelly Kasulis) 기자는 "미국에서는 음주운전에 대한 인식이 상당히 부정적이다. 2010년 설문조사에 따르면 전체대상 5명 중 4명이 음주운전은 큰 문제라고 응답했다"고 전했다.
이어 "음주운전의 위험을 알리는 공공캠페인도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음주운전에 적발됐다는 사실은 사회적으로도 큰 낙인이 찍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러시아 이타르타스(Itar-Tass)의 스타니슬라브 바리보다(Stanislav Varivoda) 기자는 "15년 전만 해도 음주운전을 대수롭지 않게 여겼지만 여러 큰 사건 사고가 있던 뒤로 변화가 오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예를 들어 어느 음주운전자가 버스정류장에 돌진해 행인 7명이 사망한 사건이 있었다. 이에 대응해서 러시아 정부는 음주운전 관련법을 강화하기 시작했고 일반 시민들도 음주운전의 위험성에 대해서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며 음주운전에 대한 러시아의 달라진 사회적 인식을 언급했다. 음주운전에 대한 부정적 인식은 크게 다르지 않지만 음주운전에 대한 처벌은 국가별로 많은 차이를 보인다. 호주의 경우 신문 1면에 음주운전자의 신상을 공개하고 있고, 노르웨이에선 음주운전 2회 적발 시 평생 면허를 취득할 수 없게 하고 있다.
태국에서는 음주운전자들에게 시체 안치실에서 일하게 하고 있다.
지난 2016년 태국 경찰 특별임무계획국의 크리앙데즈 잔따라웡 부국장은 "법원에서 유죄 판결을 받은 교통법규 위반자는 병원 영안실에서 사회봉사 활동을 해야한다"며 "이를 통해 부주의한 운전이나 음주 운전을 하면 죽을 수 있다는 두려움을 심어주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그는 이어 "이는 음주 운전 의욕을 꺾는 예방적 차원의 조치"라고 덧붙였다.
아누락 아몬펫사타폰 공중보건국장은 "영안실 사회봉사는 부주의한 운전자들이 잘못을 깨닫도록 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며 "이는 공원이나 도서관 봉사활동으로는 달성할 수 없는 목표"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그들은 이런 경험을 통해 사고가 초래하는 육체적, 정신적 훼손을 보아야 한다"며 "그들은 영안실에서 시체를 닦고 운반해야 한다. 이를 통해 그들이 고통을 느끼고 정신을 차린다면 도로는 더 안전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규제와 형량 강화만으로는 음주운전 사고를 막을 수 없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독일 도이치벨레(Deutsche Welle)의 파비안 크레츠머(Fabian Kretschmer) 기자는 "세 가지 요소가 있다고 생각한다. 일단 법이 강화되긴 했지만 그게 주된 이유는 아닌 것 같다. 두 번째 이유는 기술의 발전으로 자동차의 안전성이 과거보다 훨씬 뛰어나다. 30년 전에는 지금처럼 자동차에 에어백이 없어서 사고 시 사망할 확률이 더 높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가장 중요한 이유는 음주운전에 대한 사회인식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10년 전에 처음 면허를 땄을 때만 해도, 차를 가지고 온 상태에서 과음을 해도 친구들이 대수롭지 않게 여겼는데 지금은 그렇지 않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독일의 음주운전 사고 사망자는 10년마다 절반으로 줄어들었다"고 음주운전에 대한 사회인식의 변화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음주운전에 대한 인식과 규제를 주제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눠 볼 <포린 코레스폰던츠>는 매주 화요일 오전 7시 35분에 방송된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이 법은 지난 9월 만취운전자의 차량에 치어 뇌사상태에 빠졌다가 45일 만에 숨진 22세 청년 윤창호 씨의 사고를 계기로 발의됐다. 이 사건에 대한 국민들의 공분은 음주운전 처벌 형량을 높여달라는 청와대 청원으로 이어졌다. ‘윤창호 법’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음주운전의 처벌 수위는 높아졌고 음주 기준 수치는 낮아졌다.'윤창호 법'의 제정은 우리 사회가 더 이상 음주운전을 용인하지 않게 됐다는 것을 보여준다.
문재인 대통령 역시 음주운전을 두고 "살인행위가 되기도 하고, 다른 사람의 삶을 완전히 무너뜨리는 행위가 되기도 한다"며 성토했다.
4일 방송되는 아리랑TV의 뉴스 토론 <포린 코레스폰던츠(Foreign Correspondents)>에서는 한국 내에서 발생하는 음주운전 실태와 외국 규제에 대해 이야기해 본다.음주운전에 대한 부정적 생각과 경각심은 만국의 공통된 인식이다. 미국 공영방송 PRI의 켈리 카슬리스(Kelly Kasulis) 기자는 "미국에서는 음주운전에 대한 인식이 상당히 부정적이다. 2010년 설문조사에 따르면 전체대상 5명 중 4명이 음주운전은 큰 문제라고 응답했다"고 전했다.
이어 "음주운전의 위험을 알리는 공공캠페인도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음주운전에 적발됐다는 사실은 사회적으로도 큰 낙인이 찍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러시아 이타르타스(Itar-Tass)의 스타니슬라브 바리보다(Stanislav Varivoda) 기자는 "15년 전만 해도 음주운전을 대수롭지 않게 여겼지만 여러 큰 사건 사고가 있던 뒤로 변화가 오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예를 들어 어느 음주운전자가 버스정류장에 돌진해 행인 7명이 사망한 사건이 있었다. 이에 대응해서 러시아 정부는 음주운전 관련법을 강화하기 시작했고 일반 시민들도 음주운전의 위험성에 대해서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며 음주운전에 대한 러시아의 달라진 사회적 인식을 언급했다. 음주운전에 대한 부정적 인식은 크게 다르지 않지만 음주운전에 대한 처벌은 국가별로 많은 차이를 보인다. 호주의 경우 신문 1면에 음주운전자의 신상을 공개하고 있고, 노르웨이에선 음주운전 2회 적발 시 평생 면허를 취득할 수 없게 하고 있다.
태국에서는 음주운전자들에게 시체 안치실에서 일하게 하고 있다.
지난 2016년 태국 경찰 특별임무계획국의 크리앙데즈 잔따라웡 부국장은 "법원에서 유죄 판결을 받은 교통법규 위반자는 병원 영안실에서 사회봉사 활동을 해야한다"며 "이를 통해 부주의한 운전이나 음주 운전을 하면 죽을 수 있다는 두려움을 심어주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그는 이어 "이는 음주 운전 의욕을 꺾는 예방적 차원의 조치"라고 덧붙였다.
아누락 아몬펫사타폰 공중보건국장은 "영안실 사회봉사는 부주의한 운전자들이 잘못을 깨닫도록 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며 "이는 공원이나 도서관 봉사활동으로는 달성할 수 없는 목표"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그들은 이런 경험을 통해 사고가 초래하는 육체적, 정신적 훼손을 보아야 한다"며 "그들은 영안실에서 시체를 닦고 운반해야 한다. 이를 통해 그들이 고통을 느끼고 정신을 차린다면 도로는 더 안전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규제와 형량 강화만으로는 음주운전 사고를 막을 수 없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독일 도이치벨레(Deutsche Welle)의 파비안 크레츠머(Fabian Kretschmer) 기자는 "세 가지 요소가 있다고 생각한다. 일단 법이 강화되긴 했지만 그게 주된 이유는 아닌 것 같다. 두 번째 이유는 기술의 발전으로 자동차의 안전성이 과거보다 훨씬 뛰어나다. 30년 전에는 지금처럼 자동차에 에어백이 없어서 사고 시 사망할 확률이 더 높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가장 중요한 이유는 음주운전에 대한 사회인식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10년 전에 처음 면허를 땄을 때만 해도, 차를 가지고 온 상태에서 과음을 해도 친구들이 대수롭지 않게 여겼는데 지금은 그렇지 않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독일의 음주운전 사고 사망자는 10년마다 절반으로 줄어들었다"고 음주운전에 대한 사회인식의 변화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음주운전에 대한 인식과 규제를 주제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눠 볼 <포린 코레스폰던츠>는 매주 화요일 오전 7시 35분에 방송된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