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 레고랜드 사업 '청신호'…개발 주체 변경 동의안 통과

강원도의회, 격론 끝 원안 가결…영국 멀린사 직접 개발
도 "더는 부담 늘어나는 일 없다"…2021년 7월 개장 탄력
사진=연합뉴스
강원도가 도의회에 제출한 '레고랜드 코리아 조성사업의 강원도 권리 의무 변경 동의안'이 3일 도의회 상임위 문턱을 간신히 넘어 본회의 의결을 남겨놓았다.이로써 문화재 발굴, 자금 미확보, 시행사 변경 등으로 7년을 허송세월한 레고랜드 사업 정상화에 청신호가 켜졌다.

이날 동의안 심사를 벌인 도의회 경제건설위원회는 표결 끝에 찬성 6명, 반대 2명으로 동의안을 원안대로 통과시켰다.

도의원들은 사업추진 과정에서 발생한 의문점과 타당성 등을 짚으며 동의안 통과에 난색을 보였으나 도의 추진 의지 확인을 거듭하며 통과를 결정했다.표결에 앞서 도의원들은 행정안전부로부터 중앙투자심사를 받지 않은 점과 800억원을 내주고도 임대료가 턱없이 적은 점, 영국 멀린사의 사업추진 의지, 선사 유적지 보존 문제, 지역경제 활성화 효과 등을 따져 물었다.

의원들이 문제점을 조목조목 따지면 전홍진 도 글로벌투자통상국장이 해명하는 등 동의안 통과 필요성을 역설하는 모습이 반복됐다.
박상수(삼척) 의원은 "사전절차(중앙투자심사)를 이행하지 않았기 때문에 동의안을 심사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전홍진 국장은 "법무법인 자문 결과 문제가 없다"고 답했으나 박 의원은 "과연 문제가 없는지 행안부에 유권해석을 받은 뒤 심의를 하는 게 맞다"고 반박했다.

신영재(홍천) 의원도 "사전 이행절차를 거치지 않으면 예산편성은 어렵다. 설령 편법으로 가결된다고 하더라도 예산편성은 안 된다"고 거들었다.

조형연(인제) 의원은 "너무 멀린사에 끌려다니다 보니 우리 주장을 표명하지 못하는 부분은 아쉽다"며 "멀린사가 레고랜드 테마파크 조성에 의지가 있는지도 상당한 의문이 든다"고 꼬집었다.도의회는 정만호 경제부지사를 불러 사업추진 의지를 재확인하기도 했다.
정 부지사는 "그동안 계약 내용 부실, 합리적이지 못한 대응, 시행사의 불투명 경영 등으로 성과를 내지 못한 건 정말 죄송하다"며 "레고랜드를 둘러싼 복잡한 이해관계를 모두 정리하는 데 혼신의 힘을 다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다시는 강원도 부담이 늘어나는 일은 없다"며 "반드시 성공시켜서 춘천의 자랑스러운 볼거리가 되고, 대한민국에 하나밖에 없는 글로벌 테마파크가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재차 강조했다.

레고랜드 사업이 대통령 공약인 스마트 토이 도시 조성사업과 연계된다는 점도 부각했다.

춘천 레고랜드 테마파크는 하중도 106만여㎡에 복합테마파크, 휴양형 리조트, 상가시설, 판매시설 등을 갖추는 대형 프로젝트다.

첫 삽을 뜬 지 7년이 지났으나 문화재 발굴, 자금 미확보, 시행사 변경 등으로 허송세월했다.

이에 도와 멀린사, 도가 출자한 시행사인 엘엘개발은 지난 5월 멀린사가 레고랜드 코리아 조성사업에 직접 투자하고, 테마파크 건설을 책임지는 내용을 담은 상생 협력 합의서를 체결한 데 이어 이번 동의안을 도의회에 제출했다.

이 합의로 멀린사가 2천200억원, 엘엘개발이 800억원 등 3천억원을 투자하고 멀린사가 직접 개발하는 것으로 바뀌었다.

도와 엘엘개발은 800억원에 대한 지분 명목으로 레고랜드 운영 시 임대료를 받기로 했고, 사업이 지연되면 반환받는다는 조건도 합의서에 포함됐다.도의회는 14일 본회의에서 동의안을 최종 의결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