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차병원 "급성기 뇌출혈 환자, 줄기세포 치료법 개발"

급성기 뇌출혈 환자 치료에 줄기세포를 활용하면 효과가 크다는 동물실험 결과가 나왔다.

정태녕 차의과학대학교 분당차병원 응급의학과 교수(사진 위)와 김옥준 신경과 교수팀(사진 아래)은 급성기 뇌내출혈 환자에게 세포 내 활성산소 생성을 억제해 세포사멸을 줄이는 아포시닌 약물과 줄기세포(태반유래 중간엽 줄기세포)를 함께 쓰는 병용요법을 개발했다고 4일 발표했다. 정 교수팀은 중간엽 줄기세포를 배양할 때 아포시닌을 투여하면 세포 노화를 억제하고 분화를 증진시킨다는 기존 연구결과에 착안해 아포시닌과 줄기세포 병용요법을 개발했다.

아포시닌과 줄기세포를 함께 배양한 뒤 급성기 뇌내출혈 동물모델에 투여했더니 뇌출혈 덩어리인 혈종의 크기는 62.5% 줄었다. 혈종 주변 신경세포 손상은 59% 감소했다.

국내 사망률 3위를 차지하는 뇌졸중은 혈관이 터지는 뇌출혈과 혈관이 막히는 뇌경색으로 구분된다. 뇌출혈은 뇌 속 혈관이 터지는 뇌내출혈과 뇌를 싼 막과 뇌 사이에 출혈이 생기는 지주막하출혈로 나뉜다.
뇌내출혈은 발생 30일 내 사망률이 35~50%다. 이중 절반이 발생 2일 안에 사망한다. 뇌내출혈 후 생존하더라도 많은 환자가 팔·다리 마비 등 심각한 신체적 후유장애를 겪는다. 뇌내출혈은 전체 뇌졸중 환자의 20%를 차지한다. 전체 뇌졸중의 70%를 차지하는 뇌경색보다 환자는 적지만 치료 결과를 좋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 교수는 "이번 연구로 줄기세포가 뇌내출혈 치료에 수술 보조요법이나 보전 치료제로 사용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했다"며 "아포시닌 병용처럼 비교적 간단한 방법으로 효능이 강화된 줄기세포 치료제를 제조할 수 있는 공정기술 발전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김 교수는 "이번 연구결과는 뇌손상, 심정지 후 뇌허혈, 치매, 파킨슨병 등 기타 다른 뇌질환에도 응용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 결과는 생명과학전문 국제학술지 분자과학 저널에 실렸다. 연구팀은 새 치료법에 대해 국내 특허 출원도 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