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깃 사이로 파고든 칼바람 '쌩쌩'…잔뜩 움츠러든 출근길 시민들 철원 김화 -11도·서울 은평구 -6.6…올겨울 들어 가장 낮은 기온
5일 올겨울 첫 한파주의보가 발효 중인 전국 대부분 지역의 수은주가 영하권으로 곤두박질쳤다.다소 포근했던 전날보다 10∼15도 이상 뚝 떨어진 기온과 옷깃을 파고드는 칼바람 탓에 출근길 시민들은 잔뜩 움츠러든 채 진짜 겨울이 왔다는 것을 몸으로 느꼈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아침 최저기온은 철원 영하 7.5도, 파주 영하 7.1도, 동두천 영하 4.8도, 서울 영하 4.3도, 인천 영하 3.5도, 충북 보은 영하 3.4도, 수원 영하 3도, 대전 영하 2.7도, 전주 영하 0.7도 등을 기록했다.
자동기상관측장비(AWS)로 측정한 최저기온은 철원 김화읍 영하 11도, 경기 연천 영하 8.9, 화천 사내면 영하 8.9도, 포천 일동 영하 8.6도, 서울 은평구 영하 6.6도 등으로 올겨울 들어 가장 낮았다.또 영상권 기온을 보인 광주 0.7도, 대구 2.2도, 부산 4.8도, 제주 8도 등도 전날보다 10도 이상 뚝 떨어진 데다 바람도 강하게 불어 체감온도는 더욱 낮았다.
전날 한파가 찾아온다는 소식을 접한 출근길 시민들은 온몸을 꽁꽁 싸맨 채 종종걸음을 쳤다.
평년보다 기온이 상당히 높았던 전날과 비교하면 이날 시민들의 옷차림은 한겨울을 방불케 했다.목도리로 목을 겹겹이 감싸거나 장갑을 착용한 시민, 정장 위에 모직 코트나 패딩을 겹쳐 입은 직장인들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일부 시민들은 두꺼운 패딩도 부족한지 목도리와 귀마개, 장갑, 마스크, 방한 부츠로 중무장하는 등 그야말로 만반의 준비를 했다.
그런데도 옷깃 사이를 파고드는 찬바람에는 속수무책인 듯 시민들은 온몸을 잔뜩 웅크렸다.출근길 버스와 지하철을 기다리는 승객들은 양손을 호주머니에 넣고 이리저리 몸을 움직여 추위를 쫓기도 했다.
지하철을 타기 위해 서울 공덕역을 지나던 연구원 최모(30)씨는 어깨를 움츠린 채 "올겨울 들어 처음으로 패딩을 입었다"며 "평소 출근길에 휴대전화로 뉴스나 웹툰을 보는데, 손이 시려 못 보고 있다.
장갑을 준비하는 걸 깜박했다"고 말했다.
강서구의 한 아파트 앞 횡단보도에서 교통지도 봉사활동을 하는 윤모(63)씨는 "오늘은 상당히 춥다고 해서 얇은 옷을 더 껴입고 나왔다"며 "잘 대비해서인지 추위를 딱히 느끼지 못하고 일한다"고 웃었다.
지하철역에서 나온 양모(31)씨는 "최근에 많이 안 추웠는데 갑자기 추워진 것 같다"며 "12월 되고 추위까지 오니 진짜 겨울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새벽 시장을 연 상인들은 모닥불을 피워 놓고 삼삼오오 모여 추위를 녹였다.
제천 장락동의 한 건설 현장 근로자는 "오늘이 올겨울 들어 가장 추운 날씨인 것 같다"며 "너무 추워서 불을 피워 놓고 작업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환경미화원·택배 배달원 등 종일 바깥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패딩에 스키 마스크 등으로 중무장했다.
전동 카트를 타고 추위를 가르는 한 야쿠르트 배달원은 목도리에 털모자, 토시, 방한화 등 한겨울 차림이었다.
이날 아침 기온은 전날보다 10∼15도가량 큰 폭으로 떨어지고, 바람도 강하게 불어 체감온도는 더욱 낮아 춥겠다.
낮 기온은 평년과 비슷하거나 조금 낮은 분포까지 오르면서 한파주의보가 해제되겠다.
그러나 내일(6일) 밤부터 북서쪽에서 찬 공기가 유입되면서 기온이 큰 폭으로 떨어져 다시 한파특보가 내려지겠다.
기상청 관계자는 "한파특보가 발효 중인 곳을 중심으로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면서 올겨울 들어 가장 낮은 최저기온을 기록했다"며 "당분간 추위가 이어지겠으니 건강관리에 유의하기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편 동해안 6개 시·군을 제외한 강원 대부분 지역과 서울·경기·충청·세종, 전북내륙, 경북내륙에는 지난 4일 오후 11시를 기해 한파주의보가 내려진 상태다.
한파주의보는 아침 최저기온이 영하 12도 이하로 떨어져 이틀 이상 지속하거나 아침 최저기온이 전날보다 10도 이상 낮아질 것으로 예상할 때 발효된다.(김준범, 최해민, 김준호, 최영수, 김형우, 황재하, 이재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