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SD엔진 주가, 반년만에 매각價 돌파

조선 경기 회복에 수주 늘어
"前주인 두산重, 업황 바닥에 판 셈"
HSD엔진(옛 두산엔진) 주가가 사모펀드에 매각된 지 6개월 만에 주당 매각 가격을 넘어섰다. 조선 업황 회복에 선박엔진 수주가 늘어난 덕분이다. 이전 ‘주인’이었던 두산중공업은 업황이 바닥일 때 HSD엔진을 판 셈이 됐다.

5일 유가증권시장에서 HSD엔진은 220원(4.18%) 오른 5480원에 마감했다. 2014년 9월1일(5508원) 이후 최고치다. 올 들어서만 113.3% 올랐다. 선박용 엔진을 생산하는 HSD엔진은 지난 6월8일 두산중공업이 지분 42.66%를 국내 사모펀드 운용사인 소시어스프라이빗에쿼티와 웰투시인베스트먼트 컨소시엄에 매각하면서 주인이 바뀌었다. 매각 금액은 765억원으로 주당 5443원90전이었다.올초만 해도 매각 자체가 쉽지 않다는 말이 많았다. 전방산업인 조선업 불황에 매출과 이익이 계속 줄었기 때문이다. 지난 1분기 매출은 1086억원으로, 약 10여 년 만에 최저를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적자 전환했다. 매각 전 3000억원대였던 두산밥캣 지분을 두산중공업에 넘기면서 변경 상장 첫날인 6월19일 주가는 19.16% 떨어진 4030원으로 마감했다.

하지만 이후 국내 조선사들이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을 잇달아 수주하는 등 업황이 살아나면서 HSD엔진 주가도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최근엔 HSD엔진 목표주가 7000원도 등장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들은 HSD엔진 매출이 올해 5258억원에서 내년 7038억원, 2020년 9472억원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영업손실도 올해 286억원에서 내년 60억원으로 적자 폭이 줄고, 2020년엔 403억원 흑자 전환이 예상된다. 박무현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HSD엔진 수주잔액이 지난해 3100억원에서 올해 8000억원 수준으로 증가했고, 내년에는 1조원에 달할 전망”이라며 “2011년을 정점으로 줄었던 매출도 올해를 바닥으로 상승세로 전환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