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 마켓+ㅣ 해외 판매 급증 … K팝만? K무비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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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성작 수출 증가, 기술 수출은 더욱 가파르게 성장"'빅쇼트', '마진 콜: 24시간, 조작된 진실', '탈명금: 사라진 천만 달러의 행방' 등에 이어 금융 위기를 성공적으로 영화화한, 흥미로우면서도 유익한 영화"
'신과 함께' 흥행, '버닝' 작품성 인정
관계자들 "분위기가 달라졌다"
미국의 일간지 로스앤젤레스 타임즈(Los Angeles Times)의 영화 '국가부도의 날' 리뷰 중 일부다. 1997년 IMF 구제금융 직전 대한민국의 위기 상황을 조명한 '국가부도의 날'은 지난 11월 30일 국내 개봉에 앞서 해외 17개국에 선 판매돼 화제를 모았다. 미국에서도 국내 개봉과 동시에 관객에게 선보여졌다.'국가부도의 날' 뿐 아니다. 'PMC:더 벙커' 54개국, '창궐' 74개국 등 올해 개봉한 상업영화 중 해외에 판매되지 않은 작품이 오히려 드문 상황이다. 특히 '쌍천만' 대기록을 세운 '신과 함께'의 경우 개봉도 전에 103개국에 판매되면서 최다 국가 판매 기록 타이틀까지 갖게 됐다. 영화진흥위원회가 발표한 '2017년 한국영화산업 결산보고서'에 따르면 2008년 361편이었던 한국영화 수출편수는 지난해 802편으로 수직상승했다. 해외매출 역시 230억 원에서 1343억 원으로 10년 만에 6배가 넘게 늘어났다. 같은 기간 동안 영화 산업 매출 규모가 1조2248억 원에서 2조3271억 원으로 2배 상승한 것과 비교하면 더욱 고무적인 수치다.
단순히 양만 늘어난 것이 아니다. '신과 함께 ' 시리즈의 경우 대만과 홍콩 등 아시아 지역에서 아시아 영화 흥행 신기록을 갈아치웠다. '신과 함께-죄와 벌'의 기록을 '신과 함께-인과 연'이 경신하며 흥행 신드롬을 일으켰다. 칸영화제 경쟁 부문에 진출했던 이창동 감독의 '버닝'도 100여개 국가 수출 소식을 알린 바 있다. 해외 공개 이후 작품성에 대한 찬사도 이어졌다. 최근 프랑스 대표 영화전문지 '카이에 뒤 시네마'가 선정한 올해의 영화 '톱 10'에 오른 것에 이어 미국 뉴욕타임스 비평가가 선정한 올해 최고의 영화 10편에 이름을 올렸다.
한국 영화가 다양한 볼거리와 작품성을 동시에 인정받으면서 필름마켓에서도 분위기가 달라졌다는 게 관계자들의 증언이다.
'신과 함께' 시리즈 투자배급을 담당했던 롯데엔터테인먼트의 한 관계자는 "한국 영화계뿐 아니라 다양한 소재를 찾는 건 세계적인 트렌드"라며 "'신과 함께'에 이어 '사자'도 아메리칸필름마켓에서 18개국에 선판매 됐는데, 소재의 '새로움'이 주효했다"고 평했다. 또 "확실히 세계 유수의 마켓에서 한국 영화를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졌다"며 "관심이 더욱 높아진 분위기"라고 전했다. 완성작 뿐 아니라 VFX 등 기술 수출도 활발하네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 기준, 완성작 수출액은 전년대비 7.2% 감소한 460억원 이었지만, 서비스 수출액은 36.5%가 늘어나 883억 원이 됐다. 중국의 대작 영화 후반 작업을 한국에서 담당하면서 시장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작년부터 시작된 글로벌 OTT(Over The Top) 플랫폼들의 구매가 활발해진 것도 한국영화의 해외진출을 도왔다. 영화진흥위원회 측은 "2016년엔 넷플릭스가 '부산행', '판도라' 전세계 배급권, 아마존 산하 아마존 스튜디오가 '아가씨' 미국 배급권을 구매한 데 이어 2017년에도 '강철비', '염력' 등의 영화가 개봉도 전에 넷플릭스에 팔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기존 바이어들과 달리 막강한 자금력으로 전 세계 권역의 모든 판권을 한 번에 구매한다"며 "극장 개봉 제한만 제외하면 매력적인 수출방식"이라고 평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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