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명 지피클럽, 1년 새 매출 7배↑…"'그들'이 비결"

100兆 왕훙경제 (1)
사진=제이엠솔루션 홈페이지 캡처
중국 사드 여파 비껴간 韓 화장품 브랜드
'꿀광 마스크팩' 대박…1년 만에 1억장 팔려
왕훙 바이럴 마케팅 효과에 매출 6배 '껑충'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 체계) 이슈로 중국과 외교적 갈등 조짐을 보이던 2016년, 국내 한 유통회사가 화장품 브랜드를 론칭하고 대륙에 마스크팩을 출시했다. 사드 보복으로 'K-뷰티'의 영업실적이 타격을 입게 된 작년에도 이 브랜드는 오히려 놀라운 속도로 성장해나갔다. 출시 1년 만에 중국에서 마스크팩 1억장을 팔아치운 (주)지피클럽의 화장품 브랜드 제이엠솔루션 이야기다. 이 회사가 지난해 거둔 연결기준 매출액은 약 880억원, 올해는 상반기에만 매출액 3000억원을 기록했다. 한 해 매출액은 6000억원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무명에 가까웠던 화장품 브랜드의 매출액이 1년 만에 7배가량 수직 상승한 비결은 무엇일까. 해답은 바로 '왕훙(網紅·SNS 상에서 수많은 팔로워를 보유하고 있는 영향력 있는 개인)'에 있었다.

손문호 지피클럽 최고운영책임자(COO)는 "론칭 초기에 왕훙과 중국 최대 쇼핑몰 타오바오 등 유명 셀러를 통한 세일즈 마케팅에 공을 들였다"며 "이를 통해 입소문이 나면서 알려지기 시작했고, 사드 갈등에도 불구하고 회사가 급격하게 성장하게 됐다"고 설명했다.당시 지피클럽의 '제이엠솔루션'은 신생 브랜드로 중국 현지에서 인지도가 현저히 떨어졌다. 이 때문에 온라인 마케팅에 힘을 썼다. 론칭 초기 왕훙과 타오바오 셀러를 통해 제품 홍보 및 판매를 진행했다. 중국인 취향에 맞는 왕훙 마케팅이 통하면서 제품 판매가 폭발적으로 늘었다. 기존 '꿀광' 마스크팩이 주목받자 후속작 '물광', '윤광', '청광' 마스크팩도 팔리기 시작했다. 다른 한국 화장품 브랜드 대비 덜 알려진 덕분에 사드 영향권을 비껴갈 수 있다는 점도 한몫했다.

실적은 올해 껑충 뛸 것으로 전망된다. 주력상품인 마스크팩 판매가 호조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지피클럽의 '꿀광 마스크'는 지난해 6월 출시 이후 올해 상반기까지 2억여장이 팔렸다. 지난 8월에만 무려 1억장이 판매되는 폭발적인 판매고를 보이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인플루언서 채널 외에도 티엔마오, 징둥, 쥐메이, 샤오홍수 등 중국 역직구 플랫폼부터 미국 길트닷컴, 입시 글램백 등에 입점해 판로를 확대하고 있다"며 "현 시점에서는 왕훙 마케팅에 큰 비용을 쓰고 있지는 않지만 초기에는 큰 도움을 받았다"고 전했다.현재 지피클럽은 기업공개(IPO)를 추진 중이다. 최근 골드만삭스로부터 1조5000억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아 750억원의 상장전 지분투자(Pre-IPO Funding)를 받았다. 대표 주관사는 NH투자증권이며, 내년 3월에 심사를 청구해 6월 상장할 계획이다.

지피클럽 외에도 창업 2년 반 만에 중국에서 5억장이 넘는 마스크팩을 팔아치운 제이준코스메틱도 왕훙과 중국 보따리상(따이공)을 통해 론칭 초기 중국 현지 시장에 이름을 알렸다. 올해 매출 1200억원을 바라보는 신세계인터내셔날의 비디비치도 초기 왕훙을 통해 인지도를 쌓았다.다국적 기업 P&G과 로레알 등 글로벌 브랜드들도 중국에 신규 제품을 출시하면서 중국 유명 왕훙을 활용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왕훙 마케팅은 중국 시장에 진출하는 기업에게 유용한 마케팅"이라며 "자연스러운 바이럴 마케팅이 가능해 인지도 낮은 브랜드와 제품의 경우 상당한 홍보 효과가 있다"고 귀띔했다.

조아라 한경닷컴 기자 rrang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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