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가능國 개헌 표류하는 日…참의원 선거 前 개헌발의 '무산'

與자민당, 임시국회서 개헌안 제시 못해…'내년 참의원 선거전 발의' 힘들듯
측근 등용에 야권 반발…연립여당 공명당도 신중론·국민은 무관심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전쟁 가능 국가로의 변신을 꿈꾸며 헌법개정 드라이브를 강하게 걸었지만 야당 반대와 국민의 무관심으로 구상하던 개헌 일정을 늦출 처지에 직면했다.6일 교도통신에 따르면 자민당은 오는 10일까지 열리는 임시국회에서 자민당 차원의 개헌안을 제시할 계획이었지만, 제시 시점을 내년 1월 열릴 정기국회로 늦추기로 했다.

자민당은 6일 개헌을 논의할 중의원 헌법심사회를 개최할 예정이었지만, 야권 반발을 고려해 열지 않기로 했다.

이로써 자민당이 구상하던 내년 여름 참의원 선거 전 개헌안 국회 발의가 사실상 곤란하게 됐다고 통신은 설명했다.자민당 간부는 통신에 개헌안 심의를 위해서는 여러 국회 회기를 거칠 필요가 있다며 "(내년 참의원 선거 전이 아니라) 내년 가을 임시국회에서 개헌안을 발의하는 것을 목표로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아베 정권은 내년 여름 실시할 참의원 선거 전에 개헌안을 발의해 참의원 선거와 개헌 국민투표를 함께 실시하는 방안을 추진했다.

개헌안을 국민투표에서 통과시킨 뒤 2020년 바뀐 헌법을 시행하겠다는 그림을 그렸지만 이번 임시국회에서 자민당 차원의 개헌안을 국회에 제시하는데 실패해 첫 단추도 못 꿰게 됐다.
자민당이 지난 3월 확정한 당 차원의 개헌안은 ▲ 자위대 설치 근거 조항 명기 ▲ 고등교육을 포함한 교육 무상화 ▲ 긴급사태조항(대규모 재해를 염두에 둔 중의원 임기 연장) 추가 ▲ 참의원 선거구 조정 등 4가지를 핵심으로 한다.

아베 총리는 평화헌법 조항인 9조(전력과 교전권 보유 금지)를 유지한 채 자위대 설치 근거를 넣는 개헌을 성사시킨 뒤 9조의 기존 조항을 고치는 '2단계' 개헌을 통해 일본을 전쟁 가능한 국가로 변신시키려는 야욕을 갖고 있다.

아베 총리는 지난 9월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3연임을 달성한 뒤 개헌 추진 관련 요직에 자신의 측근을 대거 등용하며 개헌에 의욕을 보였지만, 야권은 오히려 이런 측근 등용을 구실로 개헌 논의를 거부했다.특히 시모무라 하쿠분(下村博文) 헌법개정추진본부장이 야권을 향해 "(개헌) 논의조차 하지 않는 것은 국회의원으로서 직장을 포기한 것"이라고 말하며 오만함을 보인 것이 야권의 보이콧을 일으켰다.

이와 함께 외국인 인력에 대한 문호 개방을 내용으로 하는 입국관리 관련법 개정안이 논란이 되면서 개헌이 이슈화되지 못한 것도 자민당 개헌안 국회 제시가 무산된 이유 중 하나로 꼽힌다.

연립여당 공명당도 개헌에 대한 신중론을 계속 제기했고 그러는 사이 개헌은 정치권에서뿐 아니라 국민 사이에서도 이슈로 떠오르지 못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