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통위, 김정은 서울 답방 놓고 "평화 무대" vs "정치 이벤트"

통일부 남북관계발전 기본계획 '늑장 보고' 질책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의 7일 전체회의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서울 답방 문제를 대하는 태도에서 여야 의원들의 두드러진 차이가 다시 한 번 확인됐다.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김 위원장의 서울 답방 자체가 평화 메시지를 전달할 것이라는 기대에 무게를 실었지만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비핵화 없는 정치 이벤트에 그쳐선 안 된다는 우려에 초점을 뒀다.

민주당 추미애 의원은 "김 위원장의 서울 답방은 단순한 답방 차원이 아니라, 전 세계에 핵 포기와 평화를 간절히 원한다는 자세를 보여주는 것"이라며 "전 세계에 평화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는 무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같은 당 송영길 의원은 "그동안 보수단체는 왜 우리 대통령만 평양에 가고 북한 지도자는 남쪽에 오지 않느냐는 지적을 해왔다"며 "상호적인 차원에서 서울 답방에 당연히 찬성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지적하기도 했다.반면 한국당 김무성 의원은 "청와대가 조급하게 김정은 방남 이벤트를 만들어 지지율 반등을 노리고 있다는 지적이 있다"며 "문재인 대통령은 사회주의 경제 실험의 실패를 김정은과 사진 한 장 찍는 것으로 반전하려 해선 안 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비핵화 전제가 없는 답방은 아무 의미가 없다"고 강조했다.

같은 당 윤상현 의원은 "6·25, 천안함·연평도 등에 대한 북한의 사과도 정상회담 의제에 올라가야 한다"고 했고, 원유철 의원은 "사전에 분위기가 조성되지 않으면 혼란을 부추기고 실패한 답방이 될 수 있다"고 했다.서울 답방 시기도 주요이슈였다.

여야 의원들은 김 위원장이 연내 답방할 가능성이 크다는 언론 보도 등과 관련해 조명균 통일부 장관에게 답방 시기를 집요하게 물었다.

조 장관은 "현재로선 정해진 것이 없다"며 "아직 구체적 일정에 대해 북측에서 의사를 밝혀온 부분이 없기 때문에 기다려봐야 할 것 같다"고 답했다.통일부가 이날 외통위에 '제3차 남북관계발전 기본계획'(2018∼2022년)과 올해 시행계획을 보고한 것과 관련해선 늑장 보고라는 지적이 나왔다.

내년까지 한 달도 남지 않았는데 2018년도 시행계획을 이제야 보고한 것은 "통일부의 무능이자 국회에 대한 무시"(바른미래당 박주선 의원)라는 것이다.

이에 대해 조 장관은 "사과드린다"며 "2019년도 계획은 지금 수립을 시작했고 가급적 빨리 보고하겠다"고 밝혔다.

한국당 의원들은 3차 남북관계발전 기본계획과 관련해 천안함 폭침 및 연평도 포격에 대한 책임 있는 조치가 누락된 점, 북한 인권 문제 언급이 약화한 점 등도 문제라고 짚었다.한편 한국당 정진석 의원은 정부가 체류 조건과 관계없이 이주민 권리를 보호한다는 내용 등을 담은 유엔 '이주 글로벌콤팩트'에 참여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데 대해선 "불법체류자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정부가 국회 보고와 국민적 공감대도 없이 추진하고 있다"며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