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대부업·다단계·부동산·라벨갈이 업자 등 '생활속 범죄자' 잡는 서울시 민생사법경찰단

출범 10주년..1만여건 수사
공금 횡령한 사회복지법인도 적발
서울시 특별사법경찰인 ‘민생사법경찰단’이 지난 10년간 수사한 사건 수가 1만 건을 돌파했다. 특별사법경찰은 정부 부처와 지방자치단체에서 사법경찰관(리) 역할을 하는 특수공무원을 말한다.

서울시는 민생사법경찰단 출범 10년을 맞아 그동안 주요 수사 활동, 통계 등을 담은 백서를 7일 발간했다. 지난 10년간 수사 건수는 총 1만505건에 달했다. 이 중 4367건이 인지수사, 나머지 6138건은 고발사건을 접수해 벌인 수사다. 누적 수사 대상은 1만1850명이었고 이 중 1만1846명이 검찰로 송치됐다. 재판에 넘어간 비율(기소율)은 93.7%였다.폐수 무단방류 업자 최초 구속사건을 시작으로 통화불능 유도 프로그램을 통한 불법 전단지 조직 무력화, 중국산 저급 와인을 고급으로 바꿔치기한 라벨갈이 일당 적발 등이 주요 성과로 꼽혔다. 올 들어 청약통장을 불법 거래하거나 분양권 불법 전매를 알선한 일당 60명을 수사해 대거 형사 입건한 것과 공금 수억원을 횡령한 마포구 사회복지법인 일당을 적발한 것도 마찬가지다.

1956년 도입된 특별사법경찰은 전문 분야 수사를 위해 일반 행정공무원에게 수사권을 부여한 제도다. 소환조사, 통신 및 계좌 조회, 긴급체포, 체포영장 신청, 지명수배, 압수수색 등 경찰에 버금가는 수사권이 부여된다. 관할 지방검찰청 검사의 지휘를 받아 수사한다. 총 105명으로 구성된 서울시 민생사법경찰단은 2008년 출범했다. 지방자치단체 최초의 수사전담 특별조직이었다. 초기에는 식품·보건·환경 등 5개 분야로 출발했지만 지금은 대부업·불법 다단계·부동산·사회복지 등 16개 분야로 수사 범위를 확대했다. 지난해에는 ‘디지털포렌식센터’를 설치해 스마트폰 등의 증거 수집과 분석도 자체적으로 가능해졌다. 17개 광역시·도 특별사법경찰 중 유일하게 국 단위 체제를 갖췄고 법무부가 법률자문검사를 직접 파견한다.

안승대 서울시 민생사법경찰단장은 “그동안 시민 안전 및 민생과 직결된 분야에서 집중적으로 활동하며 전국 특별사법경찰 가운데 선도적 역할을 해왔다”며 “수사 역량을 더 높이고 자치구와 유기적 협력체계를 구축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락근 기자 rkl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