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소득 3만달러시대 불균형 커져…서민·중기·비IT는 팍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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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소득 5분위 배율 역대 최고 수준…반도체에 기댄 성장만 지속올해 1인당 국민소득이 3만달러를 넘어서고 한국 경제가 2%대 중후반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성장의 온기는 고루 퍼지지 않았다는 평가가 나온다.기업 규모별, 산업별, 가구별 격차가 더 확산하며 성장의 내용은 오히려 악화했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9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전기 대비 0.6%다.
이런 추세라면 올해 한국 경제는 잠재 성장률(2.8∼2.9%)과 차이가 크지 않은 수준의 성장세를 나타낼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내용을 따져보면 수출 의존도가 심해지고 내수는 성장에 기여하지 못하는 모양새다.
소비·투자 등 내수의 성장 기여도(전기 대비)는 3분기 -1.3%포인트로, 2011년 3분기(-2.7%포인트) 이후 가장 작았다.
내수의 빈자리는 수출이 메웠다.수출의 성장 기여도는 1.7%포인트였다.
이런 흐름은 점점 심화했다.
내수 기여도는 1분기 1.2%포인트에서 2분기 -0.7%포인트가 됐고 3분기 마이너스 폭이 더 커졌다.산업별로도 온도차가 크게 나타났다.
반도체 등 정보통신기술(ICT) 산업은 생산 증가율이 올해 1∼3분기 전년 동기 대비로 두 자릿수인데 비 ICT 산업 생산 증가율은 0∼2%대에 그쳤다.
특히 올해 3분기 ICT 산업 증가율이 11.3%로 2011년 3분기 이후 최고를 기록했으나 비 ICT 산업 증가율은 2009년 2분기(-1.2%) 이후 최소인 0.7%에 그쳐 선명한 대조를 이뤘다.기업 규모별로 보면 대기업은 웃고 중소기업은 주춤했다.
올해 2분기 대기업의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률은 7.8%로 1년 전보다 0.4%포인트 상승했으나 중소기업은 7.3%로 0.1%포인트 하락했다.
가계소득 격차는 갈수록 벌어졌다.
3분기 기준으로 소득 1분위(하위 20%) 가구의 월평균 가구 소득은 1년 전보다 7.0% 감소했다.
1분위 가구 소득은 1분기 -8.0%, 2분기 -7.6%에 이어 올해 내내 감소세를 면치 못했다.
차상위 계층인 2분위(하위 20∼40%) 소득도 올해 3분기 연속 줄었다.
반면 5분위(상위 20%) 소득은 3분기 8.8% 늘어나는 등 올해 내내 전체 가구 중 소득 증가율이 가장 높았다.3분기 기준 균등화 처분가능소득 5분위 배율은 5.52배로, 통계 작성 이래 가장 높았던 2007년(5.52)과 같았다.
5분위 배율은 상·하위 20% 가구 소득을 비교한 지표로, 수치가 클수록 불평등도가 크다는 뜻이다.
부동산 부문에선 지역별 격차도 두드러졌다.
서울 등 부동산 지역 집값은 7∼8월 급등하며 부동산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진 다른 지역들과 대조를 이뤘다.
올해 한국 경제 양극화의 주 배경으로는 반도체·수출 위주의 성장이 거론된다.
반도체·수출이 전체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워낙 크다 보니 경제 성장률은 '선방'한 것처럼 나타났다.
그러나 사실 석유화학, 기계, 건설, 자동차, 철강, 조선 등 다른 주요 산업은 올해 부진을 면치 못했다.고용유발 효과가 큰 산업의 경기가 좋지 않다 보니 기업들이 고용, 투자를 줄였고 이는 가계소득·소비 부진으로 연결된 모양새다.
한 발 더 들어가면 이는 주력 산업의 글로벌 경쟁력 약화, 새로운 먹거리 산업 부재라는 한국 경제의 고질적인 문제와 맞닿아 있는 것으로 지적된다.
전성인 홍익대 교수는 "반도체 착시가 올해 상반기 유달리 심했다"며 "반도체 활황 효과를 걷어내면 경제 성장의 모습은 좋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정부 정책의 속도 조절 실패도 거론된다.
정부가 양극화를 해소하기 위해 소득 주도 성장정책을 내걸었지만 빠른 속도로 진행하다 보니 부작용이 빚어졌다는 주장이다.홍석철 서울대 교수는 "양극화 확대는 구조적인 문제인데 정책은 혁신성장과 같은 구조적인 문제 해결 대책은 부족한 채 수요 측면에만 방점을 두고 있다"며 "부작용을 보완할 수 있도록 기업 활성화 정책 등이 필요하다"고 꼬집었다.
/연합뉴스
9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전기 대비 0.6%다.
이런 추세라면 올해 한국 경제는 잠재 성장률(2.8∼2.9%)과 차이가 크지 않은 수준의 성장세를 나타낼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내용을 따져보면 수출 의존도가 심해지고 내수는 성장에 기여하지 못하는 모양새다.
소비·투자 등 내수의 성장 기여도(전기 대비)는 3분기 -1.3%포인트로, 2011년 3분기(-2.7%포인트) 이후 가장 작았다.
내수의 빈자리는 수출이 메웠다.수출의 성장 기여도는 1.7%포인트였다.
이런 흐름은 점점 심화했다.
내수 기여도는 1분기 1.2%포인트에서 2분기 -0.7%포인트가 됐고 3분기 마이너스 폭이 더 커졌다.산업별로도 온도차가 크게 나타났다.
반도체 등 정보통신기술(ICT) 산업은 생산 증가율이 올해 1∼3분기 전년 동기 대비로 두 자릿수인데 비 ICT 산업 생산 증가율은 0∼2%대에 그쳤다.
특히 올해 3분기 ICT 산업 증가율이 11.3%로 2011년 3분기 이후 최고를 기록했으나 비 ICT 산업 증가율은 2009년 2분기(-1.2%) 이후 최소인 0.7%에 그쳐 선명한 대조를 이뤘다.기업 규모별로 보면 대기업은 웃고 중소기업은 주춤했다.
올해 2분기 대기업의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률은 7.8%로 1년 전보다 0.4%포인트 상승했으나 중소기업은 7.3%로 0.1%포인트 하락했다.
가계소득 격차는 갈수록 벌어졌다.
3분기 기준으로 소득 1분위(하위 20%) 가구의 월평균 가구 소득은 1년 전보다 7.0% 감소했다.
1분위 가구 소득은 1분기 -8.0%, 2분기 -7.6%에 이어 올해 내내 감소세를 면치 못했다.
차상위 계층인 2분위(하위 20∼40%) 소득도 올해 3분기 연속 줄었다.
반면 5분위(상위 20%) 소득은 3분기 8.8% 늘어나는 등 올해 내내 전체 가구 중 소득 증가율이 가장 높았다.3분기 기준 균등화 처분가능소득 5분위 배율은 5.52배로, 통계 작성 이래 가장 높았던 2007년(5.52)과 같았다.
5분위 배율은 상·하위 20% 가구 소득을 비교한 지표로, 수치가 클수록 불평등도가 크다는 뜻이다.
부동산 부문에선 지역별 격차도 두드러졌다.
서울 등 부동산 지역 집값은 7∼8월 급등하며 부동산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진 다른 지역들과 대조를 이뤘다.
올해 한국 경제 양극화의 주 배경으로는 반도체·수출 위주의 성장이 거론된다.
반도체·수출이 전체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워낙 크다 보니 경제 성장률은 '선방'한 것처럼 나타났다.
그러나 사실 석유화학, 기계, 건설, 자동차, 철강, 조선 등 다른 주요 산업은 올해 부진을 면치 못했다.고용유발 효과가 큰 산업의 경기가 좋지 않다 보니 기업들이 고용, 투자를 줄였고 이는 가계소득·소비 부진으로 연결된 모양새다.
한 발 더 들어가면 이는 주력 산업의 글로벌 경쟁력 약화, 새로운 먹거리 산업 부재라는 한국 경제의 고질적인 문제와 맞닿아 있는 것으로 지적된다.
전성인 홍익대 교수는 "반도체 착시가 올해 상반기 유달리 심했다"며 "반도체 활황 효과를 걷어내면 경제 성장의 모습은 좋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정부 정책의 속도 조절 실패도 거론된다.
정부가 양극화를 해소하기 위해 소득 주도 성장정책을 내걸었지만 빠른 속도로 진행하다 보니 부작용이 빚어졌다는 주장이다.홍석철 서울대 교수는 "양극화 확대는 구조적인 문제인데 정책은 혁신성장과 같은 구조적인 문제 해결 대책은 부족한 채 수요 측면에만 방점을 두고 있다"며 "부작용을 보완할 수 있도록 기업 활성화 정책 등이 필요하다"고 꼬집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