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베트남 교육협력, '언어교류'에서 공동 커리큘럼·학위 등으로 확대돼야

지난 7일 베트남 하노이 롯데호텔에서 열린 ‘한-베트남 인재포럼 2018’에서는 한국과 베트남 간 교육 분야 협력 방안과 양국의 상생 번영을 위한 다양한 의견이 쏟아졌다.

‘한-베트남 호혜적 고등교육 협력방안’ 세션에 발표자로 참석한 홍준현 중앙대 공공인재학부 교수 겸 국제처장은 “2010년 한국으로 유학 온 베트남 학생 수가 약 3000명이었으나 지난해 2만7000명까지 증가했다”면서 “이중 어학연수를 목적으로 한국을 찾는 학생들이 대다수(2만977명)을 차지한다”고 말했다. 그는 “한·중·일이 ‘캠퍼스 아시아’를 통해 17개 컨소시엄을 만든 것처럼 베트남을 포함한 ‘캠퍼스 아세안’을 만들 것”을 제안했다. 물리적 교류뿐만 아니라 커리큘럼을 함께 개발하고 공동 학위를 주는 방식으로 장기적 협력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쩐안뚜엉 베트남 교육훈련부 고등교육 부국장은 “지난 10년간 베트남의 교육 분야는 질적으로 큰 발전을 이뤘다”고 강조했다. 2008년 160개였던 대학 수는 올해 236개로 늘었다. 교수와 강사의 숫자도 이 기간 3만8217명에서 7만4991명으로 증가했다.쩐안뚜엉 부국장은 “베트남은 한국을 경제발전 모델로 삼고 있고 교육 부문에서도 한국을 닮아가고 있다”며 “내년 베트남 교육부 주도로 외국 대학과 함께 온라인 공동 강의 프로그램을 본격 가동하면 교육 품질이 한 단계 더 도약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4차산업혁명과 직업교육의 발전방향’ 세션에 토론자로 참석한 김정아 이큐스템 대표는 “베트남도 4차산업 혁명시대에 적합한 인재 양성을 위해서는 과학·기술·공학·수학을 통합적으로 가르치는 스템(STEM)교육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며 “이 분야에서 한국과 베트남 양국은 협력할 수 있는 부분이 많다”고 강조했다.

‘상생번영을 위한 한-베트남 협력’ 세션에서는 베트남 노동시장 변화와 더 나은 양국 간 협력방안에 대한 발표와 토론이 이어졌다. 베트남에는 128개국, 2만4000여 개 기업이 투자를 하고 있다. 한국이 이 중 가장 많은 투자를 하고 있지만 첨단, 고급기술에 대한 투자는 여전히 낮다는 지적이 나왔다. 호앙반끄엉 베트남 국민경제대 부총장은 “개방 이후 베트남은 외국인직접투자(FDI)를 기반으로 성장해왔으나 기술이전과 현지화 비율이 낮은 점은 고민거리”라고 말했다. 베트남의 기술 현지화 비중은 현재 15% 안팎이다. 인도네시아, 태국의 부품 국산화 비중이 40~45%인 것과 대비된다. 호안반끄엉 부총장은 “값싼 노동력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더 이상 강점이 될 수 없다”면서 “지난 30년간 베트남이 성장해온 방식에서 벗어나 자체 생산 능력과 기술을 갖고 발전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노이=김보라/김동윤 기자 destinyb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