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출 받는 기사님께 현금 드려요"…T맵 택시-카카오T '콜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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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의 선공카카오와 SK텔레콤이 ‘머니게임’을 벌이고 있다. 자사의 택시 호출서비스에 참여할 택시 운전기사를 유인하려는 경쟁이다.
건당 백화점 상품권 5000원 제공
SKT 고객은 50% 할인 혜택도
택시업계도 T맵 택시 밀어주기
반격하는 카카오
현금 전환 가능한 포인트
이달까지 1인당 최대 10만원 지급
'카풀' 탓에 현장 반응은 냉랭
‘T맵 택시’를 운영하는 SK텔레콤이 선공했다. 지난달 택시기사들에게 백화점상품권을 지급하는 일회성 행사를 연 데 이어 이달에도 같은 행사를 했다. 콜을 받을 때마다 줬다. 카카오는 지난 3일부터 맞불을 놨다. ‘카카오T’ 가입 택시기사들에게 현금성 포인트를 주고 있다. 카카오가 카풀 서비스 문제로 택시업계와 갈등에 휩싸인 틈을 타 SK텔레콤이 치고들어오자 대응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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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는 ‘현금 지급’ 방식을 택했다. 3일부터 카카오T 호출 건당 기사들에게 현금으로 바꿀 수 있는 2000원 상당의 포인트를 제공하고 있다. 운행 중 무작위로 뜨는 ‘포인트 적립 콜’을 수락하면 포인트가 적립되는 식이다. 이달 31일까지 기사 1인당 50회(최대 10만원)까지 받을 수 있다.
카카오도 수십억원을 지출할 전망이다. 카카오T에 등록된 택시기사 수는 올해 9월 기준 약 22만 명에 달한다. 카카오T를 운영하는 카카오모빌리티 관계자는 “택시기사들에게 늘 제공하는 프로모션의 일환”이라고 했다.카카오-택시업계 갈등 반사이익
택시단체 차원에서 T맵 택시를 밀어주기도 했다. 서울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은 지난달 14일 조합원에게 ‘택시업계(생존권)를 위협하는 카풀을 견제하기 위해 11월21일 하루는 T맵 택시로만 영업해 조합원의 힘을 보여주자’는 문자를 발송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조합 관계자는 “현재 카카오 카풀 기사(일반 차량 운전자)만 7만 명이 넘어 생업이 위협받고 있다”며 “택시업계가 T맵 택시를 밀어주고 있다”고 전했다.스마트폰 기반의 택시 호출서비스 카카오T와 T맵 택시는 2015년 함께 출시됐지만 시장점유율은 카카오가 압도적으로 높다. 지난 10월 기준 순이용자 수가 카카오T는 530만 명이고, T맵 택시는 10만 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택시업계와 SK텔레콤이 ‘적의 적은 친구’라는 우호관계로 카카오에 대항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