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 산성서 백제 지방 산성 첫 대형 석벽 건물지 발견

예산군 9개월간 발굴조사 결과…식수용 대형 목곽저수조 확인
충남 예산 산성에서 백제의 지방 산성 가운데 처음으로 대형 석벽 건물지가 발견됐다.10일 예산군에 따르면 지난 3월 13일부터 9개월 동안 예산읍 산성리 예산 산성 정상부 1천855㎡ 일원에 대해 발굴조사를 한 결과 남북 길이 27m, 잔존 동서 너비 3m의 대형 석벽 건물지를 발견했다.
공주·부여 등 왕도에 위치한 산성을 제외하고 백제 시대 지방 산성에서 석벽 건물지가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내부 건물 구조는 정면 13칸, 측면 4칸으로 추정되며 군 막사나 창고 건물로 활용된 것으로 보인다.건물지 초석의 아랫부분을 지탱하는 적심은 돌이 아닌 흙을 다지는 적심토 방식으로 조성됐다.

적심토 조성 방식은 공산성 등 백제 왕성(王城)과 도성(都城)에서만 확인된 것으로서, 예산 산성 건물지는 백제 시대 건물지를 이해하는 중요한 자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산성 내 식수 기능을 담당하던 대형 목곽저수조도 발견됐다.
남북 10.5m, 동서 11.2m, 깊이 5.1m 규모로 내부에는 1.2m 두께로 네 개의 벽면과 바닥 면에 점토를 채워 방수 처리한 뒤 목재를 세워 저수조를 조성했다.

이는 현재까지 확인된 백제 산성 내 목곽저수조 가운데 가장 큰 규모라고 군은 설명했다.
또 건물지와 저수조 등을 포함한 각종 구덩이에서 백제 웅진∼사비 시대를 대표하는 인각와(글자 도장이 찍힌 기와), 연화문 와당, 삼족기(세발접시), 승문(돗자리문), 토기 등이 다수 출토됐다.
군은 예산 지명 탄생 1천100주년 기념사업의 하나로 내년 1월 29일까지 도 기념물 제30호인 예산 산성에 대한 발굴조사를 진행한다.

현재까지 대형 석벽 건물지와 목곽저수조, 초석 건물지가 각각 1기, 저장 구덩이 43기, 구덩이 4기, 고려 시대 저장 구덩이 2기, 아궁이 1기 등 53기의 유구가 조사됐다.

군 관계자는 "예산 산성은 백제 시대 지방성의 행정 중심지였던 주요 산성으로, 거점 기능을 했던 것으로 판단된다"며 "내년 태조 왕건이 예산이라는 지명을 지은 지 1천100주년이 되는 해를 맞아 예산 산성의 역사적 가치를 재조명하고 군민에 널리 알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