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로 합성인공뼈 상용화한 시지바이오, R&D 자금 발판으로 차세대 뇌혈관 스텐트 공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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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D가 中企 경쟁력유현승 시지바이오 대표(사진)는 서울대 재료공학부 박사 과정 2년차던 2000년 고민에 빠졌다. 교수가 될 것인지, 아니면 창업에 도전할 것인지를 선택해야 했다. 교수가 되려 하니 석사과정 때부터 5년간 개발한 인공뼈 제조기술을 사장시켜야 한다는 게 마음에 걸렸다. 당시만 해도 생소했던 이 기술을 이전받겠다는 곳은 없었다. 유 대표는 “나 말고도 교수 될 사람은 많다는 생각에 창업을 결심했다”고 했다. 2000년 바이오알파(현 시지바이오)를 설립하고 국내 최초로 인공뼈를 상용화하는 데 성공했다. 인공뼈 시장을 평정한 그의 다음 목표는 뇌혈관 스텐트 시장이라고 했다. 유 대표는 “중소벤처기업부 지원을 받아 국내 최초로 차세대 뇌혈관 스텐트 제품 개발 상용화를 앞두고 있다”고 말했다.
스텐트 겉면에 코팅처리
혈액 흘러가는 걸 막아…코일뭉치 필요 없는 제품
中企 융·복합기술개발사업
2년 간 5억원 지원받아
국내 인공뼈 제조 1위시지바이오는 국내 인공뼈 시장 점유율 1위다. 인공뼈는 척추디스크 수술 등에 쓰이는 제품이다. 문제가 발생한 디스크를 제거한 빈 공간에 넣어 디스크를 접합할 때 쓴다. 골절이나 골종양 수술 등 광범위한 뼈 수술에도 사용된다. 시지바이오가 인공뼈를 개발하기 전까지 의료계에선 수입 제품만 썼다. 유 대표는 “칼슘, 인삼 등 사람 뼈 성분의 합성법을 찾아낸 것이 결정적이었다”고 말했다.
최근엔 국내 최초로 골형성 단백질 물질인 ‘노보시스’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뼈 사이에 노보시스를 붙이면 세포를 활성화해 뼈를 빨리 접합해 준다. 세계 시장에서 경쟁 제품은 한 가지뿐이다. 이 제품을 개발한 업체는 미국 시장에서 8000억원대 매출을 올리고 있다. 유 대표는 “경쟁사 제품은 동물성 단백질을 사용해 만들지만 이 제품은 대장균을 배양해 만든 제품이라 가격이 절반 수준”이라며 “미국에서 임상시험이 통과하는 대로 낮은 가격으로 공격적으로 승부할 것”이라고 말했다.“차세대 뇌혈관 스텐트 시장 공략”유 대표는 차세대 먹거리로 뇌혈관 스텐트 시장을 보고 있다. ‘차세대 뇌혈관 스텐트’도 개발 완료했다. 뇌혈관 스텐트는 부풀어 오른 뇌동맥류에 혈액이 더 이상 흘러가지 않도록 막아준다. 부풀어 오른 혈관 부분에 코일 뭉치를 먼저 삽입하고, 아랫부분에 코일을 지지할 수 있는 스텐트를 넣는 게 통상적인 수술 방법이다. 시지바이오가 개발한 제품은 코일 뭉치가 필요 없는 제품이다. 스텐트 겉면에 코팅 처리를 해 혈액이 흘러가는 걸 막아주는 원리다.
2012년 개발에 착수했지만 시제품을 완성하는 데만 5년 걸렸다. 연구개발비를 조달하는 데 어려움을 겪던 시절도 있었다. 그때 도움이 된 게 정부 지원이다. 2014년 중소기업 융·복합기술개발사업을 통해 2년간 5억원을 지원받아 도움이 됐다고 유 대표는 설명했다. 중기부는 “제품이 상용화되면 개당 1100만원 하는 수입품을 200만원에 쓸수 있게 되는 개발프로젝트여서 지원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뇌혈관 혈전(굳어진 핏덩어리) 제거를 위한 스텐트도 개발 중이다. 혈전 용해 주사를 맞는 대신 갈고리로 긁어오듯이 혈전을 제거할 수 있도록 하는 기기다. 유 대표는 “수술 과정에서 작은 혈전들이 날아가서 2차 뇌졸중을 유발할 수도 있기 때문에 스텐트 앞쪽에 필터를 달아 날아다니는 혈전까지 함께 끌고 나오는 기술을 개발 중”이라고 말했다. 기술 개발을 위해 중기부와 중소기업기술정보진흥원으로부터 연구개발(R&D) 자금 5억원을 별도로 지원받을 계획이다. 유 대표는 “뇌혈관 스텐트 시장을 선도적으로 공략해 2021년까지 5000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