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코노미] 스타 부동산 강사들이 콕 찍은 대전·광주·대구마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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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대전·광주 집값 상승세 '주춤'올들어 급등세를 보였던 광주, 대전, 대구 등 지방 3대 광역시의 집값 상승세가 한 풀 꺾이고 있다. 뚜렷한 하락세를 보이는 서울에 비해 여전히 높은 상승률을 보이고 있지만 현지 중개업소들은 지난 9~10월과에 비해 많이 차분해졌다고 입을 모았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지방 집값이 전반적으로 급락하고 있는 와중에도 새아파트 입주가 부족한 3개 광역시 집값 상승세가 거셌지만 끝없이 오를 만큼의 추가 호재는 없었다”면서 “전세가율도 서울을 따라 조금씩 낮아지고 있어 갭투자자들이 진입하기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전세가율 벌어져 투자 매력 감소
◆10~11월 전국 집값 상승률 1~4위 차지광주, 대전, 대구는 지난 10월 집값 상승률 전국 1~3위를 차지했다. 9월까지 1위 자리를 지켰던 서울은 ‘9·13 부동산대책’ 영향으로 지난 10월 3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최근 2년 이내 처음이다.
11월에도 세 도시의 집값 상승률은 상대적으로 높았다. 한국감정원의 '11월 전국 주택가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대전의 집값이 0.63% 올라 전국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그 뒤를 전남(0.55%) 대구(0.53%) 광주(0.46%)가 이었다. 전국 평균(0.13%)은 물론 서울(0.20%)보다 2~3배 높은 상승률이다. 10월 집값 상승률 2위였던 대전은 지난달 0.63%가 오르며 1위 자리에 등극했다. 전달(0.57%)보다 상승폭이 더 커졌다. 외지인 투자 수요로 매수세가 증가한 서구가 1.37%나 올랐다. 유성구(0.72%)도 도안신도시를 중심으로 상승세가 지속되며 대전의 집값 상승을 이끌었다. 8개도 중에서는 전남도가 유일하게 순위권에 들었다. 전남도는 각종 지역 개발호재와 ‘광주 효과’를 받은 나주시(0.65%)와 순천시(0.52%), 여수시(0.47%)의 영향으로 지난달 집값이 0.55% 올랐다. 10월 매매가격지수 0.35%에 비해서도 오름폭이 커졌다. 8개도 평균이 -0.06%임에도 홀로 높은 상승세를 보였다.
대구는 0.53% 오르며 3위를 차지했다. 10월 상승률(0.56%)보다는 소폭 줄었지만 여전히 높은 상승세다. 거주환경이 좋기로 유명한 중구(1.21%)와 수성구(1.10%)는 1% 이상의 상승세를 보였다. ◆투기 단속에다 조정대상지역 지정도 우려그러나 구체적으로 들여다보면 상승세가 많이 꺾였다. 10월 집값 상승 1위를 차지했던 광주는 0.46% 오르며 지난달 4위로 추락했다. 광산구(0.63%)와 서구(0.53%)가 높은 상승세를 보였지만 그간 상승세를 이끌었던 남구가 주춤하면서 상승폭이 줄었다.
지난 10월 광주시, 경찰청, 국세청 등이 부동산 투기 단속에 나서면서 가격이 안정세를 찾았다. 남구 봉선동의 S공인 관계자는 “무섭게 폭등했던 9월, 거래는 적지만 관심은 커졌던 10월, 관심도 가격도 가라앉은 11월 등 한 달, 한 달이 분위기가 다 다르다”면서 “9월에는 무서울 정도로 가격이 올랐지만 지금은 선도 단지들이 가격 굳히기를 하고, 주변 단지들은 가격 맞추기를 하는 정도로 안정됐다”고 설명했다.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실장은 “광주에선 아파트값이 상승 국면이지만 고점 형성 후 후퇴 국면으로 진입할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11월 집값 상승률 1위를 기록한 대전에서도 주간 단위로 보면 상승세가 많이 꺾였다. 11월 첫째주(5일 기준) 0.28% 올랐던 대전의 집값은 12월 첫째주(3일 기준) 0.05% 상승에 그쳤다. 구별로는 하락하는 단지가 나오고 있다. 올해 5월부터 계속 하락세를 보였던 동구는 10월 보합으로 전환했다가 11월 다시 0.03% 떨어졌다. 대덕구는 4월 이후 계속 집값 변동률이 마이너스를 보이고 있다. 10월에 0.32%, 11월에 0.23% 떨어졌다. 그로 인해 대전 전체의 매매가격지수 상승폭도 매주 줄어들고 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정부 규제가 서울에 집중되자 공급이 부족한 지방으로 투자 수요가 이동하면서 집값이 오르다보니 투자 선호지역과 비선호지역이 갈렸다고 설명하고 있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대전은 입주물량 부족 외에 딱히 호재가 없는 지역”이라며 “그동안 외지 투자자들이 몰리며 가격을 끌어올렸지만 그 효과가 내년까지 지속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했다. 또 11월 이후 집값 상승세로 조정대상지역에 묶일 수 있다는 인식이 퍼지며 거래도 뜸해지는 분위기다. 시장 상황이 변하면서 갭투자서 실수요 거래로 중심이 옮겨가고 있다. ◆전세가율 하락…갭 차이 2억 이상
대구나 광주, 대전 등 지방 광역시에선 아파트 전세가율이 여전히 60% 후반대다. 하지만 점차 낮아지는 추세여서 투자자들이 진입하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인기 단지의 경우에는 오르는 집값만큼 전세가격이 받쳐주지 못하고 있다. KB부동산에 따르면 광주 전세가율은 2년 전 71.7%에서 지난달 68.1%로 낮아졌다. 대전도 소폭 하락했다. 대구는 69.1%에서 66.8%로 내려갔다.
주거 선호도가 높은 인기 지역 전세가율은 더 낮다. 수성구 범어동은 전세가율이 56%, 황금동은 60% 수준이다. ‘e편한세상범어’ 전용면적 59㎡는 전세 3억4000만원, 매매 5억5500만원에 거래돼 전세가율이 61%다. 전용 84㎡도 매매 6억7000만원, 전세 4억2000만원에 실거래됐다. 전세를 끼고 매매를 하려면 최소 2억원의 투자금이 필요해 투자자들이 쉽게 들어가지 못한다. 범어동 K공인 관계자는 “대구에서도 차별화가 진행되면서 중고아파트는 힘을 못쓰고 신축 아파트만 인기를 누리고 있다”며 “갭 투자자들도 신축을 선호하지만 갭 차이가 2억원 이상이어서 새로 진입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투자 수요도 줄고, 전세가 받쳐주지 못하고 있어 매매가격 상승이 언제까지 갈지 미지수”라고 덧붙였다. 올해 대구 아파트 입주 물량은 1만3000가구이고, 공급(분양) 물량은 2만7000가구에 달한다.
◆여전히 뜨거운 청약시장
대전, 대구, 광주의 분양시장은 여전히 뜨겁다. 새아파트 선호현상이 강해서다. 대구에서는 올해 전국에서 청약경쟁률이 가장 높은 단지가 나왔다. HDC현대산업개발이 북구 복현동 복현시영 아파트를 재건축하는 ‘대구 복현 아이파크’는 지난 5일 1순위 청약에서 평균 280.46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61가구 모집에 1만7108명이 청약했다. 다른 분양 단지들도 모두 두자릿수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지난달 분양한 ‘메가시티 태왕아너스’는 평균 24대 1의 경쟁률을 냈고, ‘월배 삼정그린코아 포레스트’는 46.4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대구의 열기는 인근 지역인 경북 경산으로 퍼졌다. ‘경산 힐스테이트 펜타힐즈’는 173.3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광주도 인기 주거지역에서 재개발·재건축 물량이 쏟아져 나오며 청약 열기를 더했다. 광주 ‘계림3차 두산위브’는 367가구 모집에 3만4554명이 청약해 94.1대 1의 평균 경쟁률을 보였다. ‘광산 쌍용예가 플래티넘’(평균 36.7대 1), ‘유동 대광로제비앙’(평균 49.7대1) 등 대부분 단지가 두 자릿수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대전은 청약에서도 구별로 다른 결과를 보였다. 지난 9월 도룡3구역 교수 아파트를 재건축한 ‘도룡 포레미소지움’은 83가구 모집에 1만8886건의 청약 몰려 평균 227.3대1의 청약경쟁률을 기록했다. 반면 대덕구는 신규 분양에서도 미달이 났다. 지난달 대덕구 신탄진동에서 분양한 ‘대전 동일스위트 리버스카이’는 2순위 청약까지 마감을 하지 못해 선착순 분양을 진행 중이다.
윤아영 기자 youngmone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