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수저·얌체족 잡는다"…새 청약제도 오늘부터 시행

민영주택 추첨제 물량 75% 무주택자 우선 공급
서울 아파트 전경(사진=게티이미지뱅크)
얌체족과 금수저 청약을 방지하고 무주택자에게 기회를 확대하는 새 청약제도가 11일(오늘)부터 적용된다. 건설사 등 주택공급업자들은 새로운 규칙에 따라 오는 12일부터 모집공고를 낼 수 있고, 14일 모델하우스를 개관하는 아파트들은 새 청약제도를 적용받을 전망이다.

국토교통부는 이날부터 주택공급에 대한 규칙 개정안, 주택법 시행령 개정안, 공공주택 특별법 시행령 개정안을 적용한다고 밝혔다. 9·13 주택시장 안정대책의 후속 조치로 마련한 것이다.분양권·입주권 소유자도 1주택자로 간주해 청약 당첨기회를 제한하고 무주택자의 청약 추첨 우선권을 확대한다는 게 골자다.그동안 분양권이나 입주권은 입주 전에 팔면 무주택 기간을 인정받았다. 이를 이용해 주택을 여러 차례 공급받거나 무주택을 유지하는 것을 원천적으로 봉쇄하겠다는 취지다. 개정안 시행 이후에 입주자모집공고를 하는 분양권 등을 매입한 날부터 주택소유자가 된다.

투기과열지구에서 추첨제 공급 물량의 75% 이상을 무주택자에게 우선 공급한다. 개편 전에는 추첨 물량의 50%를 무주택자에게 우선 공급했지만, 이를 늘린 것이다. 남은 주택도 무주택자와 1주택 실수요자에게 우선권이 돌아가도록 했다.

신혼부부 특별공급에선 과거 주택 소유 이력을 따진다. 신혼 기간에 주택을 소유한 사실이 있으면 신혼부부 특별공급 대상에서 제외된다. 보유 주택을 팔아 높은 시세차익을 얻은 뒤 또다시 신혼부부 특별공급 자격을 얻는 이른바 '얌체족'을 방지한다. 다만 법 시행일 이전에 기존 주택을 처분한다면 2년이 경과한 뒤 2순위 특별공급 자격을 받을 수 있다. 1순위는 유자녀 신혼부부다.

가점을 계산할 때 단위가 가장 높은 부양가족 가점 기준도 바뀐다. 자녀가 부모 집에 거주하면서 부양가족 점수까지 받는 이른바 '금수저 청약' 문제를 개선했다. 주택을 소유한 직계존속은 부양가족에서 제외한다. 부양가족 가점은 한 명당 5점으로 만점이 35점이다. 전체 84점 만점인 가점 항목들 가운데 비중이 가장 크다. 주택을 소유한 직계존속은 부양가족 가점(인당 5점) 대상에서 뺀다.

다만 60세 이상이라면 직계존속이 주택을 소유하고 있더라도 기존과 같이 자녀를 무주택으로 계속 인정받을 수 있다. 형편이 어려워 친인척 집에 얹혀사는 이들(동거인 사위 며느리)에게도 청약 자격을 부여하기로 했다.한편 주택법과 공공주택 특별법은 전매제한과 의무요건이 강화된다. 수도권에 공급되는 분양가상한제 주택의 전매제한 기간은 분양가와 인근 주택 가격의 시세 차이에 따라 달라진다. 투기과열지구 공공택지의 경우 분양가가 주변 시세의 85~100%일 때는 4년, 70~85%일 때는 6년, 70% 미만일 때는 8년 동안 전매가 금지된다. 민간택지는 분양가와 시세의 차이가 70% 미만일 때 전매금지 기간이 최대 4년이다.

김하나 한경닷컴 기자 ha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