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 올해 투자 4.4% 감소, 내년에 6.3% 또 줄어"

산은, 3천100개 기업 조사…"중소기업·非제조업 감소폭 커"

올해 설비투자가 지난해보다 4.4% 줄고, 내년에는 6.3% 더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11일 제기됐다.산업은행은 10월 2일부터 11월 13일까지 국내 3천100개 기업을 상대로 한 설문조사를 토대로 이같이 밝혔다.

이들 기업의 올해 설비투자 규모는 181조5천억원으로 예상됐다.

연초 계획했던 투자와 비교해 91.8% 수준이다.2017년 초과 집행에다 주요 업종의 회복 지연이 작용해 올해 투자 집행률이 떨어졌다고 산은은 분석했다.

내년 설비투자는 올해보다 더 적은 170조원에 머무를 것으로 예상했다.

감소폭이 6.3%로 더 커지는 셈이다.2017년 4.9% 증가 이후 2년 연속 감소세다.

산은은 "경기 불안과 무역분쟁 등 불확실성 증대로 외부 환경 변화에 민감한 기업들의 투자 축소가 두드러진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올해 설비투자는 중소기업·비(非)제조업의 감소폭이 상대적으로 큰 것으로 나타났다.대기업은 3.7% 감소, 중견기업은 1.1% 증가지만, 중소기업은 14.1% 감소가 예상됐다.

제조업은 2.5% 감소, 비제조업은 6.7% 감소다.
특히 중소기업의 경우 내년 설비투자 계획이 2017년 투자 실적의 65% 정도에 그치는 것으로 조사됐다.

자동차·철강·석유화학 등 투자 증가가 기대됐던 업종에서 뜻밖에 투자가 감소한 데다, 전기·가스와 부동산 등이 정부 정책 영향으로 투자가 줄었다는 분석이다.

또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분야 투자의 비중이 32.3%로 '쏠림 현상'이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산은은 "반도체 시장 공급 부족 완화, 디스플레이 분야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전환 완료 등으로 투자가 정체될 때 이를 대체할 산업을 발굴해야 한다"고 말했다.

산은의 설비투자 관련 설문조사에서 기업체들은 83%가 '4차 산업혁명' 기술 투자가 중요하다고 답했지만, 실제 투자를 실행한다는 응답률은 17.8%에 그쳤다.산은은 "대기업이 비교적 적극적으로 관련 투자를 실행에 옮기는 반면, 중견·중소기업은 정체되는 등 기업 규모별 격차가 관찰된다"고 평가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