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영식 사장 사퇴 코레일…철도사고 수습 어떻게 하나

정인수 부사장 사장 대행체제…후임 사장 인선 수개월 걸릴 듯
오영식 코레일 사장이 사퇴하면서 최근 잇따른 열차 사고와 고장 여파로 흔들리는 코레일이 어떻게 사고를 수습하고 철도 안전운행이라는 과제를 풀어갈지 관심이 쏠린다.3주간 10건에 달했던 사고에 책임을 지고 오 사장이 사퇴했지만, 후임 사장이 임명되기까지 수장의 공백이 이어지면 직원들이 동요하면서 또 다른 사고 발생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오 사장이 낸 사표는 현재 국토교통부에 접수된 상태다.

사표는 인사혁신처 등을 거쳐 청와대에 전달되면 임명권자인 문재인 대통령이 결재한다.이에 따라 일단 정인수 부사장이 후임 사장 임명 때까지 사장 대행을 맡아 강릉선 탈선사고 피해 복구 등 남아 있는 과제를 수습하고, 조직을 이끌어가게 된다.

코레일 관계자는 "정 부사장은 차량 전문가로, 현재도 기술 관련 업무를 총괄하고 있다"며 "정 부사장이 사고대책위 위원장도 맡아 강릉선 탈선사고 등의 수습과정을 이끌 것"이라고 말했다.
정 부사장은 기술고시 출신으로 코레일 차량기술단장과 기술융합본부장 등을 거쳤다.이 때문에 사장직이 공석이라도 기술관료로서 평생 철도업무에 종사한 전문성을 살려 안정적으로 조직을 이끌어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최근 잇단 사고의 한 원인이 오 사장의 친노조 성향으로 인한 코레일 노사 간 긴장 완화, 현장에서의 조직 기강해이 등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정 부사장이 신속하게 조직을 장악하고 근무 기강의 고삐를 죌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철도업계 일각에서는 오 사장이 취임 후 10개월간 해고자 복직 문제와 KTX 여승무원 특별채용, 임단협에서 정원 3천64명 증원 등 노조의 요구를 사실상 100% 수용하면서 노조의 발언권이 너무 커졌다는 지적이 나온다.이로 인해 현장에서 간부급 직원들의 지시가 제대로 먹혀들지 않는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정 부사장의 사장 대행체제 속에 후임 사장 선임을 위한 절차가 진행되지만, 지난해 8월 홍순만 전 코레일 사장이 사퇴한 이후 오 사장이 취임할 때까지 6개월이 걸린 점을 고려할 때 적어도 수개월은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사태로 철도에 전문성이 없는 '낙하산' 사장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거셌던 만큼 후임 사장은 코레일이나 국토부 출신 등 철도에 대한 전문성이 있는 인사가 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관측된다.

그러나 강성 철도노조를 상대하기엔 어느 사장이 와도 힘에 부칠 것이라는 전망이 벌써 나온다.철도업계의 한 관계자는 "사실 오 사장은 해고자 복직 문제나 여승무원 문제 등 노동 관련 이슈를 해결하라는 '미션'을 받고 온 인물"이라며 "오 사장이 막 사의를 표명해 후임을 논하긴 이르지만, 후임 사장은 철도안전은 물론 산적한 인사 관련 문제도 해결해야 하는 큰 숙제를 안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