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명균 "金답방, 북미정상회담 앞서 징검다리 역할 의미 커"

"이산가족 화상상봉, 내년 초 시작 기대…해외동포 참여도 北과 협의"
조명균 통일부 장관은 11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서울 답방과 관련해 "앞으로 있을 북한과 미국의 정상회담에 앞서서 남북정상회담이 징검다리, 디딤돌 역할을 해주는 측면의 의미가 상당히 크다"고 말했다.조 장관은 이날 오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이하 민주평통)가 서울 그랜드힐튼 호텔에서 개최한 '2018 운영·상임위원회 합동회의' 특강에서 "이번 정부 들어 4번째 남북정상회담이 열리게 되면 여러 의미가 있을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런 발언은 내년 1∼2월 개최가 거론되는 제2차 북미 정상회담에 앞서 김 위원장의 서울 답방과 남북정상회담을 추진하는 방안을 정부가 구상한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이와 관련해 조 장관은 특강 후 연합뉴스 기자와 만나 '답방을 내년 초 북미회담보다 앞서서 추진한다는 취지인가'라는 질문에 "일단은 그런 의미로 우리가 생각하고 지금 이렇게 얘기하고 있지만, 상황에 따라 바뀔 수도 있는 문제"라며 "북측에서 일정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바뀔 수 있다"고 말했다.그는 특강에서 김 위원장의 답방 논의와 관련해 "계속해서 북측과 저희가 협의 중에 있고 북측의 답을 기다리고 있다"고 소개했다.

한편, 조 장관은 남북 이산가족의 화상상봉, 영상편지 교환을 언급하며 "북측과 이를 구체적으로 실현하기 위해 문서교환 방식으로 협의해 나가고 있고, 내년 초부터는 아마 시작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화상상봉이나 영상편지 교환의 경우 요새 기술이 발달해 꼭 남북한 지역이 아니더라도 온라인을 이용해 전 세계 누구나가 참여할 수 있는 측면이 있다"며 "가능하다면 해외에 계신 동포분들 중에 이산가족들도 화상상봉에 참여할 수 있는 방안을 북측과 협의해 나갈 계획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남북은 지난 10월 15일 고위급회담에서 금강산 이산가족 면회소의 복구와 상시 운영, 화상상봉, 영상편지 교환 등을 문서교환 방식으로 협의하고 이에 따라 11월 중 적십자회담을 개최키로 했다.

'11월 중 적십자회담' 개최는 불발됐지만, 조 장관이 내년 초 시작을 기대한다고 밝힘에 따라 남북간 협의의 진전 여부가 주목된다.

아울러 재미교포 이산가족 문제가 최근 미국에서 꾸준히 거론되는 가운데 화상상봉 대상에 이들이 포함될 수 있을지도 눈길이 쏠린다.아울러 조 장관은 현재 진행 중인 남북의 북측 철도 공동조사를 언급하고서 "(조사를) 마치게 되면 대략 금년말 이전에, 금년 내에 철도 착공식을 갖는 것으로 북측과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공사를 시작한다는 의미의) 착공식이라는 이름이 어색하기는 하고 착수식이라고 부르는 게 좀 더 맞을 것 같다"며 "그런 것을 상징적 조치로 올해 안에 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남북 철도연결과 관련해 "착공이 아니라 어떤 일을 시작한다는 하나의 '착수식'이라는 의미에서 착수식은 할 수 있지 않을까 그런 생각은 가지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조 장관은 "철도연결을 지금부터 준비하는 것은 비핵화 후 상황에 대비하는 측면이 있다"며 "(준비하지 않으면) 개성에 가서 중국 열차로 바꿔 타고 가야 할지도 모른다.

그런 상황이 와선 안 된다는 차원에서 지금 할 수 있는 준비는 해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회의에는 김덕룡 수석부의장 등 민주평통 운영·상임위원 500여명이 참석했다.참가자들은 ▲김정은 위원장의 서울 답방을 위한 북한의 과감한 결단 촉구 ▲한반도 비핵·평화 프로세스를 가속하기 위한 미국의 전향적인 태도 촉구 ▲서울 남북정상회담의 성공을 위해 국민단합과 국론결집에 최선을 다할 것 다짐 등의 내용을 담은 '한반도 평화와 공동번영 기원 결의문'을 채택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