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경궁 김씨' 끝날 때까지 끝난게 아니다?…재정신청 변수

김영환 뒤늦게 이재명 부부 고발…김 "당과 재정신청 검토"
법원, 재정신청 받아들이면 검찰에 기소 명령

검찰이 이른바 '혜경궁 김씨'로 세간에 더 잘 알려진 '정의를 위하여' 트위터 계정의 소유주로 지목받아온 이재명 경기지사의 부인 김혜경 씨를 재판에 넘기지 않기로 하면서 이 사건은 일단락됐지만, 불씨는 완전히 꺼지지 않았다.
검찰이 이 같은 결론을 내리기 직전이자 김 씨가 받는 혐의인 6·13 지방선거의 공직선거법 위반 관련 공소시효 만료일(13일)을 사흘 앞둔 지난 10일 돌출변수가 등장했기 때문이다.

이 사건을 수사한 수원지검 공안부(김주필 부장검사)는 11일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 등 혐의를 받는 김 씨를 불기소 처분했다.

검찰은 문제의 계정을 김 씨가 만들어 사용했다고 볼만한 증거가 불충분하다는 등의 이유로 이같이 처리했다.이로써 김 씨는 혐의를 벗게 됐지만, 그동안 자신과 이 지사를 죄어온 이 사건 굴레에서 완전히 벗어난 것은 아니다.

김혜경 "힘들고 억울하지만 진실 밝혀지길 바란다"…검찰 출석 / 연합뉴스 (Yonhapnews)
검찰의 불기소처분이 적절한지에 대해 법원에 심사를 요청하는 재정신청제도 때문이다.

법원이 심사를 통해 재정신청을 받아들이면 검찰에 공소 제기(기소) 명령을 내려 재판에 넘기도록 한다.재정신청은 불기소처분을 통지받은 고소인 또는 정당, 선거관리위원회, 후보자 등 일부 고발인만 요청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이 사건과 관련해 처음 고발장을 제출한 더불어민주당 전해철 의원 측은 전 의원이 경기지사 선거 과정에서 민주당 경선 후보로 나선 바 있지만, 본인이 직접 고발을 한 게 아닌 데다 지난 10월 고발 자체를 취하해 재정신청을 할 수 없다.

전 의원에 이어 고발장을 낸 시민 3천여명은 재정신청 요건에 해당하는 일부 고발인에 포함되지 않아 역시 재정신청을 못 한다.이 와중에 등장한 변수는 김영환 바른미래당 전 경기지사 후보이다.

김 전 후보는 전날 김 씨를 이 사건과 같은 혐의로 수원지검에 고발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는 같은 날 이 지사에 대한 고발장도 수원지검 성남지청에 제출했다.
김 전 후보는 이날 연합뉴스와 한 통화에서 "죄가 된다고 본 이 지사의 혐의 다수와 부인 김혜경 씨의 혐의를 검찰이 불기소 처분해 재정신청을 염두에 두고 고발장을 냈다"며 "재정신청 여부에 대해 당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전 후보의 고발장이 접수되면서 재정신청 대상 사건에 해당하지 않던 이 사건은 공소시효 만료를 코앞에 두고 대상 사건으로 전환됐다.

형사소송법에 따라 재정신청이 제기되면 법원은 3개월 이내에 기각 또는 공소제기 명령을 내려야 하며 이는 이 사건 공소시효와는 무관하다.

이 같은 상황을 만든 김 전 후보는 이 사건에서는 처음 등장하지만 이날 기소된 이 지사가 받는 혐의 가운데 하나인 '친형 강제입원' 의혹과 관련 부인 김 씨가 이 지사의 조카와 통화하면서 "너희 아버지는 정신병자이니 치료받아야 한다"는 취지로 말한 내용을 공개하며 이 지사가 강제입원에 개입한 정황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이재명 "정의는 빛을 발할 것…저는 자랑스러운 민주당원" / 연합뉴스 (Yonhapnews)
김 전 후보는 이 지사가 김부선 씨와 과거 밀회를 갖고도 이를 부인했다며 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이 지사를 고발한 인물이기도 하다.이처럼 김 전 후보가 검찰의 수사결과 발표에도 이 지사 부부의 사건을 끌고 갈 포석을 깔아둠에 따라 향후 진행 상황에 더욱 관심이 쏠린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