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株 너무 올랐나…슬슬 발 빼는 외국인

SKT 등 3社 주가 고공행진에
"저평가·배당 매력 떨어졌다"
지난달 2200억원어치 순매도

기관은 매수…상승세 이어가
"내년 영업익 크게 늘어날 것"
외국인 투자자들이 통신주에서 이탈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주가가 하반기 내내 고공행진을 펼친 영향으로 배당,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수준) 측면에서 매력이 약화될 수준까지 올라왔다는 점이 요인으로 꼽힌다.
외국인, 차익실현 나서나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7월부터 10월까지 매달 통신주를 순매수하던 외국인은 지난달부터 ‘팔자’ 물량을 늘리며 순매도로 돌아섰다. 외국인은 지난달 LG유플러스를 1454억원어치 팔아 유가증권시장에서 상장지수펀드(ETF)를 제외하고 세 번째로 많이 순매도했다. SK텔레콤과 KT도 각각 718억원과 4억3900만원어치를 팔았다. 외국인은 이달 들어서도 전날까지 LG유플러스와 SK텔레콤을 각각 57억원, 363억원어치 순매도했다.

11월 이후 통신주 팔자에 나선 외국인 가운데엔 주가가 쌀 때 샀다가 적정 가치에 도달하면 파는 가치투자 자산운용사도 포함돼 있다. LG유플러스 지분 7.24%를 보유하고 있던 미국 캐피털그룹은 지난 10월24일부터 11월7일까지 보유지분을 순차적으로 매도해 지분율을 4.80%까지 낮췄다.

주가 너무 올랐나통신주는 △경기둔화에 따른 손실방어 △배당 △5G(5세대) 상용 서비스 시작에 따른 실적개선 등 ‘3색 매력’을 앞세워 하반기 들어 내내 강세를 이어왔다. 유가증권시장 통신업종 지수는 하반기 들어 이날까지 20.27% 올라 같은 기간 코스피200 성과(-11.66%)를 크게 앞섰다.

하지만 주가가 너무 올라 이 중 일부 매력이 약화됐다. 이에 따라 외국인들이 차익실현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배당이 대표적이다. 통신주는 전통적으로 배당수익률(주당 배당금/현재 주가)이 높은 고(高)배당주로 꼽힌다. 하지만 주가가 많이 올라 배당수익률 전망치가 크게 낮아졌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상반기 말 기준으로 3.47%였던 LG유플러스의 배당수익률 전망치는 지난 7일 기준으로 2.45%로 떨어졌다. 2.00~2.30%에 형성돼 있는 시중은행 1년짜리 정기예금 금리와 큰 차이가 없다. SK텔레콤과 KT의 배당수익률 전망치도 상반기 말 각각 4.35% 3.89%에서 3.52%, 3.51%로 하락했다.밸류에이션 매력도 떨어졌다. 상반기 말 각각 6.87배, 9.68배, 10.79배였던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주가/주당순이익)은 7일 기준으로 7.12배, 10.11배, 12.25배로 높아졌다.

“실적 매력 아직 커”

외국인들이 매물을 내놓고 있지만 통신주는 지난달 이후에도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기관투자가들이 외국인 매도물량을 받아내며 강세를 주도하고 있다.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를 지난달 948억원, 640억원, 1496억원어치 순매수한 기관은 12월1~10일에도 220억원, 201억원, 197억원어치 사들였다. 이에 따라 통신업종 지수는 지난달 이후에도 7.83% 상승했다.기관은 통신주들의 실적개선 가능성에 높은 점수를 주고 있다. 통신 3사는 최근 5G 상용 서비스를 시작한 영향으로 내년에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의 내년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는 각각 1조4535억원, 1조4376억원, 9203억원으로, 올해 전망치보다 10.45%, 4.71%, 7.61% 많다. 김준섭 KB증권 연구원은 “스마트공장 확대로 기업의 5G 서비스 수요가 내년에 크게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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