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보, 생보업종 저평가로 시총 5兆 안팎 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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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익성은 업계 상위권이지만 PBR 0.5배 넘기 어려울 듯교보생명 상장은 내년 하반기를 목표로 추진된다. 내년 상반기 마무리짓기에는 시간이 촉박하다는 게 교보생명의 판단이다.
FI, 적정 수익 안 나오면 상장 후 풋옵션 행사할 수도
무엇보다 증자 규모를 당장 확정하기 어렵다고 교보생명은 전했다. 금융당국의 감독 기준인 신지급여력제도(K-ICS) 세부 지침이 아직 마련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이 K-ICS 세부 지침을 어떻게 마련하느냐에 따라 자본 확충 규모가 2조원이 될지, 5조원이 될지 달라진다.
이와 관련해 교보생명 관계자는 “금리가 상승 조짐을 보이고 있는 데다 금융당국의 세부 지침이 초안보다 다소 완화될 가능성이 있어 자본 확충 규모는 예상보다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증권업계에서는 2조원 이상의 신주 공모를 예상하고 있다.
상장 후 교보생명 시가총액은 5조원 안팎이 될 것이란 게 증권업계의 대체적 관측이다. 비교가 가능한 상장사인 삼성생명과 한화생명은 주가순자산비율(PBR)이 각각 0.5배, 0.34배에 불과하다. 증권업계는 교보생명의 수익성이 한화생명보다 뛰어나지만 그렇다고 생명보험사 대장주인 삼성생명의 지표를 뛰어넘기는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생명 PBR인 0.5배 정도를 교보생명에 적용하더라도 시가총액은 5조원에 미치지 못한다. 11일 종가 기준 시가총액은 삼성생명이 16조4600억원, 한화생명이 3조6609억원이다.교보생명은 주관사를 한 곳 더 선정할 계획이다. 지난 7월 이사회에서 증자 추진을 공식화하고 8월 NH투자증권과 크레디트스위스(CS)를 상장 주관사로 정했다. 내년 상반기에는 주관사를 추가로 선정하고 지정감사인을 통해 기업가치 실사를 마친 뒤 국내외 투자자를 대상으로 기업설명회(IR)에 나설 계획이다. 이후 상장 예비심사와 증권신고서 제출을 거쳐 상장을 위한 공모를 진행할 예정이다.
재무적투자자(FI)들은 교보생명 상장과 상관없이 풋옵션(매도청구권)을 행사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교보생명의 시장가치가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것이란 이유에서다. 어피너티 컨소시엄은 2012년 대우인터내셔널이 보유하던 교보생명 지분 24%를 1조2054억원에 사들였다. 당시 PBR은 0.93배였다. 0.5배 수준으로 떨어진 현재 PBR을 적용하면 지분 24% 가치는 1조1968억원이다. FI가 손실을 볼 수도 있다는 의미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시장 상황이 좋지 않지만 기업가치를 제대로 평가받을 수 있도록 성공적인 기업공개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정환/유창재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