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수 끝 원내지휘봉 잡은 나경원…당 화합·대여 투쟁 당면과제

고개드는 계파갈등 속 '보수대통합' 의지…"조원진부터 안철수까지"
대여 강경기조 유지할듯…선거제·유치원3법·고용세습 국조 등 현안 산적

자유한국당 나경원 의원이 11일 3수 끝에 원내지휘봉을 거머쥐었다.그러나 나 원내대표 앞에는 '3수 끝 행복 시작'보다는 '3수 끝 고생 시작'이라는 말이 더 어울릴 정도로 녹록지 않은 한국당의 현실이 놓였다.

다시 고개를 든 당내 계파 갈등 해소와 보수통합론이라는 난제가 대표적이다.

여기에 제1야당으로서 강력한 투쟁력과 함께 정책 정당, 대안 정당의 면모를 보여줘야 한다.
◇ 또다시 확인된 계파 갈등…당 화합 급선무
한국당은 이번 원내대표 경선에서 당내 해묵은 계파 갈등의 민낯을 그대로 보여줬다.

이번 경선이 또다시 김학용 의원을 지지하는 비박(비박근혜)·복당파 대 나경원 의원을 지지하는 친박(친박근혜)·복당파의 계파 대리전 양상으로 치러졌기 때문이다.

문제는 경선을 끝으로 갈등이 봉합되는 것이 아니라 더욱 확산할 수 있다는 점이다.계파 간 세대결, 정면 충돌을 부추길 수 있는 휘발성 강한 이슈들이 줄줄이 기다리고 있다.

12월 중순에 발표할 예정인 조직강화특별위원회의 당협위원장 교체가 첫 고비가 될 것으로 보인다.

내년 2월 말로 예정된 전당대회 역시 계파 갈등의 장(場)이 될 수 있다.2020년 21대 총선이 다가올수록 케케묵은 계파 갈등은 절정으로 치달을 가능성이 점쳐진다.

총선 6개월 이내의 잔여 임기를 남겨놓은 원내대표의 경우 총선까지 임기를 연장할 수 있다는 당 규정에 따라 나 원내대표는 2020년 총선까지 투톱으로 활약하며 계파 갈등의 한복판에 설 수 있다.

그만큼 나 원내대표는 향후 원내를 운영하는 과정에서 계파 갈등 해소를 위한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

당장 원내 주요 당직을 '탕평 인사'해야 한다는 의원들의 조언이 이어지고 있다.
◇ 보수대통합의 역할…"조원진부터 안철수까지"
나 원내대표의 주요 과제 가운데 하나는 '보수대통합'이다.

보수 진영에서는 문재인정부와 맞서기 위해 보수대통합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나 의원도 보수대통합에 적극적인 역할을 하겠다는 입장이다.

나 의원은 지난 3일 CBS 라디오에 출연해 "조원진부터 안철수까지 함께 할 수 있다"며 "보수통합론 안에 같이할 수 있는 분들이라면 다 함께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른바 '태극기 진영'부터 개혁적 보수를 표방하는 바른미래당 진영까지 포용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다.

나 의원은 정견발표에서도 "계파종식을 통한 당내 통합부터 이뤄야 하고, 그다음 보수대통합을 말할 수 있다"며 "보수가 함께해야 대한민국의 미래를 그릴 수 있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나 의원이 당선되면서 '신당 창당론' 등 친박계 의원들의 원심력은 일단 잠재울 수 있게 됐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나 의원의 원내대표 당선으로 유승민 의원 등 바른미래당 의원들의 한국당 합류가 어려워진 게 아니냐는 분석도 있다.
◇ 강력한 대여 견제 & 대안 제시…12월 임시국회 대책은
'나경원 체제' 역시 강력한 대여투쟁 노선을 유지할 것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다.

한국당은 소득주도성장 정책부터 대북 정책, 노동 정책에 이르기까지 문재인정부의 정책과 대립각을 세우고 있기 때문이다.

각론에 들어가면 복잡한 현안이 산적해 있다.

선거제도 개혁은 첫 번째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바른미래당과 민주평화당, 정의당 등 야 3당이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촉구하며 국회에서 농성을 이어가고 있고, 더불어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는 한국당을 제외한 야 3당과 민주당만이라도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도입한다'는 합의서를 쓰자고 제안했다.

나 원내대표로서는 선거제 개혁과 관련해 모호한 입장을 취해온 전임 원내지도부와 달리 명확한 입장을 정리, 협상에 임해야 하는 상황이다.

여야가 첨예하게 충돌하고 있는 사립유치원 회계 투명성 확보와 부당한 자금 사용 처벌 등을 위한 '유치원 3법'을 처리하는 문제도 핵심 쟁점이다.

여기에 여야가 정기국회 이후 실시하기로 합의한 공공부문 채용비리 의혹에 대한 국정조사를 성공적으로 이끌고, 민주당이 2월 임시국회에서 처리하겠다고 공언한 탄력근로제 단위기간 확대 협상도 마무리해야 한다.이 과정에서 바른미래당과의 공조를 유지해 나갈 수 있을지도 관전 포인트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