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연결해주고, 어음 할인…中企 '빈틈' 채워주는 벤처 속속 등장

中企 고민 해결사로 나선 스타트업

크몽, 디자인·IT 등 프리랜서 소개…누적 거래 건수 82만 건 넘어
마이페어는 박람회 빅데이터 분석…기업에 최적화된 행사 찾아줘

정부·지자체 1125개 지원책있지만 中企 만성적 인력·자금난 시달려
시장이 나서 부족한 부분 해결
프리랜서 마켓인 크몽은 지난 7일 서울 역삼동 르메르디앙호텔에서 시상식을 열었다. 디자인과 마케팅, IT프로그래밍 등 각 분야에서 활동하며 억대 연봉을 올리는 프리랜서들이 참석했다. /크몽 제공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시행하는 중소기업 지원대책은 1125개에 이른다. 자원 부족에 시달리는 중소기업이 이런저런 지원을 요구할 때마다 정책이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중소기업은 만성적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사람도 돈도 부족하다. 마케팅 능력과 브랜드파워는 거론하기도 힘들다. 극소수를 제외하면 국내 중소기업이 가진 것은 아이디어와 제조 기술뿐이라고 하는 사람도 있다.

이런 중소기업의 부족한 부분을 해결해주는 스타트업(신생벤처기업)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자금과 판매를 동시에 해결해주는 것은 물론 프리랜서와 중소기업을 연결해 고급 인력을 고용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게 해주기도 한다. 자금 조달과 해외 시장 진출을 도와주는 스타트업도 등장했다.고급 인력 문제를 해결해주는 재능마켓

중소기업과 프리랜서를 연결해주는 크몽은 지난 7일 서울 역삼동 르메르디앙호텔에서 시상식을 열었다. 서비스를 이용한 중소기업으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거나 높은 매출을 올린 프리랜서를 시상하는 자리다. 이 자리에는 디자인과 마케팅, 정보기술(IT) 프로그래밍 등 각 분야에서 활동하며 억대 연봉을 올리는 프리랜서들이 참석했다. 크몽 관계자는 “인력난에 시달리는 중소기업들이 회사 밖에서 전문가를 찾는 경우가 많다”며 “제조업에서 하기 힘든 마케팅 등을 도와주는 인플루언서 등도 많이 활동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디자인과 IT 프로그래밍 마케팅, 통·번역 등을 하는 프리랜서를 중소기업에 연결해주는 크몽에 등록된 서비스는 14만 개가 넘는다. 누적 거래 건수는 82만 건 이상이다.
공기청정기 제조사 홈톡스닷컴은 디자이너와 인터넷 쇼핑몰을 운영하는 IT 전문가를 고용할 능력이 안 돼 고민하다 크몽을 통해 프리랜서를 소개받았다. 김은옥 대표는 “제품 디자인 수정과 기구 설계 등을 할 때 프리랜서 전문가의 도움을 받았다”며 “전문업체에 비해 절반 이하 가격에 서비스를 활용할 수 있었다”고 했다. 기구 설계 등은 제품 금형 제작에 필수적인 과정으로 500만원에서 1000만원 정도가 필요한 작업이다. 이후 김 대표는 다른 기업인들에게 크몽을 적극 권유하는 팬이 됐다.

앱(응용프로그램)과 웹사이트 및 인터넷 쇼핑몰 제작 등을 대행해주는 위시켓도 중소기업이 많이 이용한다. 위시켓이 지금까지 진행한 중소기업 프로젝트는 1만5000개가 넘는다. 위시켓을 통해 일을 하는 개발회사와 프리랜서는 5만6000여 명에 이른다.

교육기업 휴넷은 대기업 퇴직 임원과 중소기업을 연결하는 탤런트뱅크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마케팅과 해외 전략 등의 분야에 노하우가 있는 대기업 출신 임원이 계약을 맺고 중소기업을 지원한다. 정식 고용 계약과 달리 중소기업들이 일정 금액을 내고 프로젝트별로 전문가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자금난 뚫어주는 핀테크기업

중소기업의 자금 조달을 지원하는 핀테크(금융기술) 서비스 기업도 등장했다. 기업 간(B2B) 거래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자산을 기반으로 기업이 효율적으로 자금을 조달하게 도와주는 플랫폼 핀투비(Fin2B)가 대표적이다. 중소기업이 보유한 매출채권을 활용해 필요한 자금을 안전하고 빠르게 확보할 수 있다. 박상순 핀투비 대표는 “기존 중소기업은 부동산 등을 담보로 한 대출 외에는 별다른 자금 조달 방법이 없다”며 “투자자들의 자금으로 전자어음을 할인해 주고 어음 만기 때 전액을 받아 차액을 배분하는 중개 플랫폼을 개발했다”고 말했다.

크라우드 펀딩은 중소기업의 판로 개척과 자금 조달을 동시에 해결해주는 플랫폼으로 자리잡았다. 32인치(80㎝) 태블릿인 티블렛을 개발한 김종석 비엘티 대표는 “첫 제품을 출시하기 전 크라우드 플랫폼인 와디즈에서 시장에 제품을 판매하고 시장 반응을 살필 수 있었다”며 “내년에 출시하는 두 번째 제품도 와디즈를 통해 크라우드 펀딩을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해외 판로 뚫어주는 스타트업

중소기업의 해외 진출을 지원하는 스타트업도 있다. 마이페어는 빅데이터를 분석해 기업에 적절한 박람회를 찾아준다. 박람회 참가 신청과 부스 규모 컨설팅, 예산 기획 등 전 단계에 걸쳐 도움을 주는 서비스도 개발했다. 김현화 마이페어 대표는 “브랜드 파워가 약한 기업은 박람회에 꾸준히 참가해 제품을 알려야 한다”며 “중소기업들이 해외 바이어를 쉽게 만날 수 있도록 플랫폼을 개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위링크스가 내놓은 아이템파인더 서비스는 중소기업이 해외 유명 인터넷 쇼핑몰에 입점하도록 도와준다. 해외 쇼핑몰에 입점하고 판매하기 위한 계정 생성, 상품 번역, 상품 등록, 재고관리 등 업무를 대신해주는 아웃소싱 서비스다. 정창원 위링크스 대표는 “중소기업은 해외 소비자에게 제품을 팔고 싶어도 자원과 인력이 부족해 엄두를 내지 못한다”며 “아웃소싱 서비스를 잘 활용해 중소기업들이 해외 시장 진출에 자신감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기만 기자 m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