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한 유럽, 펀드서 돈 빠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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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조끼 시위·브렉시트 갈등정치 불안에 유럽 각국이 홍역을 앓는 사이 유럽 펀드에서 자금이 썰물처럼 빠지고 있다. 이탈리아와 유럽연합(EU)의 갈등,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관련 불확실성, 프랑스의 ‘노란조끼 시위’ 등으로 유럽의 경기 및 증시 전망에 먹구름이 짙어졌기 때문이다.
연초 이후 3600억원 유출
수익률도 올해 들어 -11%
12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에 설정된 유럽 펀드 38개에서 최근 한 달간 333억원, 석 달간 535억원이 순유출됐다. 연초 이후 빠져나온 자금은 총 3599억원에 달한다. 1년 전만 해도 설정액은 9000억원에 육박했다. 펀드 수익률은 최근 한 달간 -5.68%, 연초 이후 -10.78%를 기록하고 있다.
유럽 펀드에서 자금이 빠지는 건 세계적 현상이다. 미래에셋대우에 따르면 지난달 8일부터 지난 5일까지 4주간 유럽 주식형 펀드에서 67억1700만달러(총자산의 0.53%)가 순유출됐다. 정치 불안에 올해 들어 미 달러화 대비 파운드화 가치는 7.50%, 유로화 가치도 5.67% 각각 하락하면서 증시 자금 수급 환경이 악화됐다.
유럽 경기에 대한 진단은 전문가들 사이에 온도차가 있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유럽은 중국처럼 경기 둔화에 정책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추진력이 약해 경기 흐름이 반전되기는 어려워보인다”고 말했다.반면 박상현 리딩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유럽 증시가 기초체력 부실로 하락한 게 아니기 때문에 정치적 불확실성이 완화되면 반등할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유로화 가치도 점진적으로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미국이 금리인상 속도를 조절할 가능성이 높아졌고 유럽중앙은행(ECB)은 조만간 양적완화를 중단할 것”이라며 “영국이 무난하게 유럽연합을 탈퇴하는 ‘소프트 브렉시트’에 성공하면 유로화 가치는 반등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마지혜 기자 loo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