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질의 일자리 창출에 기여했는데…은퇴자·경단녀 '동아줄' 마저 위태

줄폐업에 사라지는 일자리

프랜차이즈 1개당 220명 고용창출
140만 명을 고용하고 있는 프랜차이즈산업이 최저임금·내수부진·정부규제 등 3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해에만 전국에서 2만7546개 가맹점이 문을 닫으면서 일자리 18만 개도 사라졌다. 서울 신촌 사거리에 몰려 있는 프랜차이즈 가맹점들. /김범준 기자 bjk07@hankyung.com
프랜차이즈산업은 국가 경제 기여도가 크다. 프랜차이즈산업 매출은 지난해 100조원을 넘어섰다. 직간접 고용 규모도 약 140만 명에 달한다. 총고용 대비 종사자 수는 2.5%. 프랜차이즈 한 개가 창업하면 220명의 고용창출 효과가 발생한다는 산업통상자원부의 통계도 있다. 국내 프랜차이즈산업은 외식업 주도의 시장이다. 전체의 80%를 외식서비스가 차지한다.

국내 음식서비스업 사업 규모는 매우 영세하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전체 음식서비스업 사업자 중 5인 미만 규모의 외식업체는 전체의 87%다. 연매출 1억원 미만 외식업체 비중도 전체의 70%로 외식업체 대부분이 가족경영, 생계형 중심의 구조다. 진입장벽도 낮아 경쟁은 세계에서 가장 심하다. 식당 수를 인구로 나눠봤을 때 한국은 인구 79명당 식당이 한 개꼴로 있다. 일본의 2.6배, 미국의 6.6배에 달한다.프랜차이즈산업은 정글 같은 외식업 환경에서 수십 년간 은퇴한 자영업자, 임신과 출산으로 인한 경력단절 여성, 20대 청년들의 사회안전망 역할을 해왔다. 일부 창업자의 갑질 논란 등으로 이미지가 악화되기도 했지만 통계를 보면 양질의 일자리 창출에 기여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프랜차이즈 가맹점을 선택한 사람들은 경제적, 심리적, 기술적 준비가 안된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본사의 검증된 시스템 및 재료와 맛, 표준화된 기술을 활용해 생존율을 높여왔다. 통계청에 따르면 창업 후 5년간 음식서비스업 생존율은 프랜차이즈가 51%, 개인창업자가 28.3%였다. 3년 생존율은 프랜차이즈 가맹점이 63%, 개인창업자가 39.3%였다. 임정빈 서울대 농경제사회학부 교수는 “프랜차이즈 가맹점을 운영할 경우 일반 개인 창업보다 매출이 평균 44.5% 높고, 영업이익은 128.6% 더 내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양질의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했다. 음식서비스업이 생산→가공 및 제조→유통→음식서비스→소비의 5단계를 거친다면 프랜차이즈는 가공과 제조 단계부터 고용창출이 이뤄진다. 일반 음식점을 창업할 경우 4~5단계에서만 고용이 이뤄질 뿐이다. 한국노동연구원에 따르면 프랜차이즈 가맹점 100개를 둔 본사는 본사에만 최소 25~35명을 고용한다. 가맹점이 500개에 달하면 이 숫자가 80여 명, 1000개를 넘으면 150~250명의 본사 직원이 생긴다. 프랜차이즈산업협회 관계자는 “점포 관리와 메뉴 개발, 매장 운영, 상권개발, 교육과 물품구매, 품질관리, 경영지원과 마케팅 등 프랜차이즈 본사 하나가 생기면 다양한 양질의 일자리가 창출된다”고 말했다.경제 발전에 따라 음식업 중심의 프랜차이즈산업이 자연적인 정체, 쇠퇴기를 맞았다는 분석도 있다.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7% 이상, 인구 증가율 2%까지는 외식과 집밥 소비가 동시에 늘어난다. 경제활동 인구가 폭발적으로 늘어난 1980~1990년대 국내 외식업계가 급성장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