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병장수 시대'…노인층 절반 3개 이상 만성질환 달고 산다

통계청 '2018 한국의 사회동향'

병원, 대도시 편중 현상 심화…농어촌 14개 줄고 대도시 58개↑
은퇴가구 소득 월평균 152만원…경제활동가구의 3분의 1 수준
정부 보조금 등 64%가 이전소득…주거·의료·식비에 月103만원 써
국내 노인 인구 절반이 3개 이상의 만성질환을 앓고 있다는 통계가 나왔다. 하지만 병원의 대도시 쏠림 현상이 가속화돼 중소도시나 농어촌에 사는 노인들이 의료 서비스를 받기가 상대적으로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이 13일 발표한 ‘2018 한국의 사회동향’을 보면 작년 기준으로 만 65세 이상 노인의 51%가 3개 이상의 만성질환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 관계자는 “2008년에 비해 20.3%포인트 늘어난 것으로 ‘유병장수 시대’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병원 숫자가 대도시는 증가한 반면 중소도시와 농어촌은 줄었다. 대도시 병원 수는 2013년 791곳에서 지난해 849곳으로 늘었다. 중소도시 병원 수는 같은 기간 828곳에서 819곳으로, 농어촌은 156곳에서 142곳으로 감소했다.

대도시 중소도시 농어촌의 인구 1000명당 의사 숫자 비율은 2003년 100 대 69 대 50에서 2017년 100 대 66 대 49로 변했다. 통계청 관계자는 “대도시 중 특히 서울에 의사가 집중돼 있다”고 설명했다.

노인 가구 중 자녀와 같이 사는 비율은 지난해 기준 23.7%였다. 2008년에 비해 3.9%포인트 감소했다. 노인 가구 중 부부끼리만 사는 비중은 48.4%였고 독거 가구는 23.6%였다.은퇴 가구의 2013~2016년 평균 가구 경제 상황을 보면 가구주의 평균 연령은 74.6세, 가구원 수는 1.6명이었다. 은퇴 가구의 연간 총소득은 1826만원(월평균 152만원)으로 경제활동인구 평균 4955만원의 3분의 1 수준이었다.

은퇴 가구의 소득 중 64%는 이전소득이었다. 이전소득은 생산 활동을 하지 않아도 정부나 가족 등이 주는 돈을 의미한다. 정부가 지원하는 국민연금 기초연금 기초생활보장급여 실업급여 등은 공적 이전소득에 속하고 자녀가 부모에게 주는 생활비 등은 사적 이전소득에 해당한다.

은퇴 가구가 쓰는 월평균 생활비는 102만7000원이었다. 이 중 50%가 식비 주거비 의료비에 쓰였다. 경제활동 가구는 생활비의 28%만 식비 주거비 의료비에 사용했다.통계청이 올해 전국 만 13세 이상 가구주를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부모 부양을 가족이 해야 한다’는 응답은 26.7%로 2008년에 비해 14%포인트 낮아졌다. ‘가족과 더불어 정부·사회가 책임져야 한다’는 응답은 48.3%로 가장 높았다. ‘스스로 해결해야 한다’는 응답은 19.4%, ‘정부·사회가 책임져야 한다’는 5.7%였다.

보건복지부가 지난해 실시한 노인실태 조사에 따르면 전체 노인 중 43.6%는 생활비를 본인이나 배우자가 부담했다. 자녀가 일부 도와준다는 응답은 18%, 대부분 자녀가 부담한다는 답은 18.4%였다. 사회복지기관이 부담한다는 응답은 6.3%였다.

이태훈/김일규 기자 beje@hankyung.com